[포쓰저널=강민혁 기자] 국내 증시 투자를 위한 고객예탁금이 약 7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증시에 자금이 몰리면서 신고가 종목이 속출하고 코스피지수는 초유의 3500 고지에 가까워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108개 종목이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93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썼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삼성전기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신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1.24% 오른 3449.62에 마감,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1조7028억원, 785억원 쌍끌이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투자자는 1조763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 3186.10에서 16일 3449.62로 8.27% 급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며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가 이날 0.10% 하락해 851.84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37억원, 451억원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만 2719억원 순매수해 하락폭을 방어했다.

이날 KRX 종가기준 7만9400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34만8000원으로 마감된 SK하이닉스 등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종가기준 △삼성전기 19만2900원 △농심홀딩스 12만19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4만1000원 △현대로템 22만3000원 등이 연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농심홀딩스는 핵심 자회사인 농심이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이 돌풍을 일으킨 것이 주가 상승의 배경이다.

최근 증시 주도주로 주목받는 금반지(금융·반도체·지주사) 종목 중에서는 △서울보증보험 5만3400원 △한국금융지주우 11만1900원 등이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23개 종목은 이날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종가기준 △코이즈 650원 △제이오 7880원 △교촌에프엔비 4640원 △디젠스 764원 △세아제강지주 17만1700원 △다원시스 5820원 등이 연중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탈 공시에 따르면 12일 기준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예탁금은 72조8873억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1조8755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75조1072억원을 기록한 2022년 1월 27일 후 3년8개월 만에 최대치다.

예탁금은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수준인 종목당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이란 기대가 본격화된 △10일 70조5906억원으로 늘어난 후 △11일 71조118억원 △12일 72조8873억원으로 증가했다.

또다른 증시 대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자금도 △10일 220조원에서 △11일 224조원 △12일 226조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공매도 관련 자금도 급증세다.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거래 잔액은 12일 기준 105조22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까지 늘어났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3400선을 돌파한 뒤 안착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이익 사이클은 주가와 동행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과거 신고가 경신 사례들 또한 이익 사이클 상승기와 맞닿아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며 "반도체 이익 개선 기대감과 기저효과에 따른 구조적 이익 사이클 상승 전환으로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해 신고가 랠리가 지속될 것"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