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3사 갤럭시S24 지원금 최대 50만원으로 인상

미국 3대 이동통신사 중 한곳인 버라이존의 홈페이지. 버라이존에 가입하면 삼성전자 최신폰 갤럭시S24를 공짜로 주고, 이에 더해 워치, 태블릿까지 덤으로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버라이존 홈페이지 캡처.
미국 3대 이동통신사 중 한곳인 버라이존의 홈페이지. 버라이존에 가입하면 삼성전자 최신폰 갤럭시S24를 공짜로 주고, 이에 더해 워치, 태블릿까지 덤으로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버라이존 홈페이지 캡처.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삼성전자의 최신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올렸다.

정부가 최근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에관한법률(단통법) 폐지에 앞서 이통사 임원들을 만나 지원금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이같은 결정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이날부터 갤럭시S24·S24 플러스·S24 울트라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에 따라 5만5000∼50만원으로 올렸다.

이통3사 중 공시지원금이 가장 많은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를 선택한 소비자는 요금제에 따라 15만5000∼50만원을 공시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일에도 갤럭시S24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에 따라 12만∼45만원으로 올렸으나 경쟁사들의 지원금 확대에 따라 다시 늘렸다.

SK텔레콤은 갤럭시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에 따라 25만∼48만9000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전예약 개통이 시작된 지난달 26일과 비교하면 적게는 15만원, 많게는 28만9000원 인상됐다.

KT도 이날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5G 요금제 기준 5만∼24만원에서 5만5000∼4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시지원금에 유통업체가 지원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더하면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6만3250∼57만5000원이 될 전망이다.

이통3사 모두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시지원금이 제품 정식 출시 6일 만에 크게 오르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기존 갤럭시 S22, 갤럭시 S23 등 갤럭시 S 시리즈 공시지원금 인상은 정식 출시 후 1~2개월 후에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이같은 움직임이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스스로 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이통사 간 지원금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단통법 폐지’ 카드를 꺼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시행 10년 만에 단통법을 폐지하고 선택약정 할인제도는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4∼25일과 30∼31일 이통3사와 삼성전자의 영업 담당 임원 등을 불러 공시지원금 확대를 촉구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이달 2일 삼성전자를 방문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대통령실에서도 나서 단통법 폐지가 법 개정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 이달 중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단통법은 이동통신 시장의 왜곡된 보조금 경쟁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명목으로 2014년 10월부터 시행됐지만, 시행 초기부터 통신비 인하 효과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며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당시 국회에서 단통법이 통과되자 해당 법안을 밀어부쳤던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고위 공무원은 “(단통법 시행 후) 시간이 지나 이통사 수입이 남으면 틀림없이 요금을 내릴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후 약 10년동안 정부가 당초 목표로 했던 통신비 인하는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결국 이통사들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통사들이 정부가 만들어 준 법 울타리안에서 출혈 경쟁은 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한국처럼 3곳의 이통사 구도가 자리잡은 미국에서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요금제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통해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미국 이통사 1위인 AT&T의 경우 갤럭시 S24플러스를 공짜로 준다고 홍보하고 있고, 2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한술 더떠 갤럭시 S24플러스에 갤럭시 왓치와 탭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가입자를 끌어올리기 위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그간 단통법을 두고 국회에 여러 개정안들이 수차례 올라왔지만 모두 무위에 그치며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단통법 폐지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데다 이통사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커진만큼 해당 법안은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은 전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신년 간담회에서 "단통법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지속적으로 폐지를 추진하면서 시행령 개정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이용자 간 정보격차로 인한 과도한 경쟁을 해결하자고 만든 것이 단통법인데, 오히려 이통사의 경쟁이 제한됐다"며 "당초 만들 때 서비스나 요금제에 대해 여러 경쟁을 하려고 만들었으나 특별히 이용자 후생이 늘어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래 단말 금액이 워낙 비싸진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단통법 폐지가 보다 이용자들에 큰 후생을 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우선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인 폐지 노력을 당부하고 이와 병행해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우선해 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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