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이통3사-단말기 제조사 대표 불러 간담회
전환지원금 증액 등 가계통신비 절감 등 통신 현안 논의

2024년 3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황현식 LGU+ 대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사진=연합뉴스
2024년 3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황현식 LGU+ 대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가계통신비 절감을 추진 중인 정부가 이동통신 3사와 스마트폰 제조사 대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압박에 나섰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등과 만나 가계 통신비 절감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이통3사 및 단말기 제조사 대표자들과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통신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고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특별히 최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및 경쟁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정책과 관련해 사업자들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를 위해 번호이동 시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고시를 제정·시행했다.

하지만 전환지원금 지급 첫날인 16일 이통사들이 책정한 전환지원금은 3만∼13만원에 그쳤다.

실제 전환지원금이 정부가 제시한 액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민들이 정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정부의 압박에도 통신업계는 단기간 내 전환지원금의 대폭 인상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단통법 시행 전과 달리 성숙기에 들어서며 가입자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전환지원금으로 가입자를 뺏어오는 경쟁을 해봤자 이통사들에게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직접 나서 전환지원금 증액을 요청한 만큼 이통3사에서도 일정 금액 수준의 변화는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통3사와 단말기 제조사 대표들은 "통신서비스가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및 이용자 보호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서비스 혁신과 성장 못지않게 오늘 논의된 이용자 보호 조치들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서는 전환지원금 증액 문제를 비롯해 공시지원금 확대, 중저가 요금제 도입,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 이용자 혜택 증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논의됐다.

불법 스팸을 줄이기 위해 통신사들이 상반기 중 시행하기로 한 '전송자격인증제', 삼성전자와 이통3사가 개발한 스팸 필터링 서비스 등 통신서비스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조치들이 다뤄졌다.

통신 분쟁 조정, 민원 처리 강화, 글로벌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 등 통신서비스 관련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올해가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서비스 발전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며 관련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한편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부작용 방지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등 이용자 보호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이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취약계층 지원과 본인확인 업무, 위치정보 보호 등에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며 "간담회에서 제시된 좋은 의견들은 향후 정책 수립 시 반영해 한국의 통신 산업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