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입찰액인 742여억원의 약 6배 4301억원에 최종 낙찰
3년내 기지국 6천대 구축에만 1500억 소요…조 단위 투자 필요
자금 조달 계획에 이목…1차 납부금, 낙찰가 10%인 430억원 납부해야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2024년 1월 31일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2024년 1월 31일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우여곡절 끝에 국내 제4 이동통신사로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선정되며 '제4 통신 시대'가 열렸다.

2002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체제가 된 이동통신 시장에 22년 만에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했다.

하지만, 안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28㎓ 주파수의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한데다 낙찰가가 4301억원으로 최초 경매 시작가(742억원)의 6배에 달하며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제4이통사를 선정하기 위해 전날 열린 5G(5세대)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경쟁 후보였던 마이모바일보다 높은 금액인 4301억원을 써내며 최종 낙찰됐다.

최초 3파전으로 시작된 이번 경매는 세종텔레콤의 포기 후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 간 양자 대결로 전개됐다. 두 사업자 간 경합은 5일째인 50라운드를 모두 거치고도 결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결국 과기정통부가 두 후보에게 각자 금액을 적어내라고 한 뒤 이 가운데 금액이 높은 쪽을 승자로 정하는 '밀봉입찰'이 진행되며 최종 승자가 갈렸다.

4000억원이 넘는 낙찰가는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기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2018년 같은 대역을 낙찰 받은 금액인 2072억~2078억원의 2배가 넘는다.

당시 해당 주파수를 낙찰받은 이통3사는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의무적으로 부여된 기지국 장비 구축을 하지 않았고 결국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회수당하며 이번 경매가 진행됐다.

이런 이유로 초기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큰 데다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어 기존 이통3사도 손을 뗀 사업을 중소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28㎓의 낮은 사업성이 문제다. 28㎓는 속도가 빠르지만 회절성이 낮고 전파 도달거리가 짧아 기지국 구축 비용이 많이 든다. 기존 이통3사가 28㎓를 포기하고 3.5㎓ 주파수를 5G 주력으로 삼은 이유다.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정부 규정대로 개업 개시 후 3년 이내에 전국에 기지국 6000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 비용만 약 1500억원이 들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주파수 혼·간접 회피 조치도 이행해야 한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최소 조건이다. 실질적으로 통신품질 등을 높이려면 수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더 많은 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통신업계의 관측이다.

아울러 기존 이통3사의 망을 빌려쓰는 공동이용(로밍) 대가도 사업자 간 협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통상 수천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스테이지엑스의 자금 조달 계획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분리된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한 컨소시엄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협력사들과 함께 합작법인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참여사이자 재무적 투자자인 신한투자증권으로부터 8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28㎓ 연구개발(R&D)과 실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과는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5G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시장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일 이전에 할당대가 1차 납부금으로 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내야 한다. 총 5차례에 걸친 분할 납부로 진행되고 2028년 3월 20일까지 납부금을 완납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을 주도한 스테이지파이브가 지난해 4월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2억원, -55억원이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의 28㎓ 기반 5G 서비스로 통신사업자 간 경쟁이 활성화되며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통신3사와 통신설비를 공동 활용하도록 하는 등 부담을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 3사의 고착화된 시장 경쟁구도를 깨기위해 8차례 시도 끝에 제4이통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허가제를 등록제로 바꾸고 재무 건전성 평가를 주파수 경매로 전환한 끝에 제4이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제4 이통사 선정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7차례에 걸쳐 추진됐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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