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李부장이 보낸 이메일에 PB동원해 의결권 확보한 현황표
이재용측 “가이드라인대로 PB들은 물산과 주주들 연결만 해줘” 반박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삼성증권이 PB(프라이빗뱅커) 들을 동원해 물산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는 정황이 부상하면서 검찰과 삼성 측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삼성물산 TF 소속 이모 삼성증권 부장이 삼성증권 본부장에게 보고하면서 ‘물산 PB 위임장 확보 총력, 확보즉시 물산 이관 추진’이라는 문구를 쓰면서 적극적으로 PB들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삼성증권 PB들이 직접 의결권 확보에 나선 것이 아니라 단지 물산직원과 주주들을 연결하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는 12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에 대한 1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지난 기일에 이어 삼성증권 이 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이 부장이 자신의 삼성증권 상사인 김모 본부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제시하며 삼성증권이 PB직원들을 동원해 단순히 물산직원과 주주들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직접 의결권을 확보하러 다닌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검찰이 제시한 이메일에는 ‘삼성증권 PB 의결권 확보 현황’이라는 제목과 함께 실적을 설명하는 표가 포함돼 있다.
표에는 의결권 확보를 위해 설득 대상인 주주들을 3천주 미만 주주, 3천주 이상 주주, 일반개인 등으로 구분 하고있다.
그룹별로 의결권 확보가 어느정도 완료됐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와 퍼센테이지(%) 도 기재돼있다.
PB들이 삼성물산 주주들을 상대로 어떤 방법을 이용했는지도 적혀있었다.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삼성증권 PB들은 주주들 상대로 ▲PB방문 ▲전화통화 ▲(물산직원과) 동행방문 ▲이메일·SNS 등의 방식을 사용해 의결권 확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메일을 보면 ‘삼성증권 위임장 확보총력, 확보즉시 물산 이관 추진’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런걸 보면 삼성증권이 독자적으로 의결권을 확보하러 다닌 것으로 보인다. 증인의 증언과 다르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이 부장은 “문서에는 많은 과정이 생략된 것 같다. 물산직원과 주주가 동의한 뒤 PB가 방문했을 수도 있다”며 “가이드라인대로 움직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 측은 삼성증권이 PB를 동원해 단독으로 의결권 확보했다는 걸 반박하기 위해 이 부장 등 삼성물산TF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가이드라인이 기재된 일일업무보고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 부회장 측은 이 부장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이 문서는 삼성증권 PB들이 사용한 걸로 보이는 일일 업무보고서”라며 “타겟 별 중점 전략에서 세부추진 전략 항목을 보면 삼성증권 전담 PB를 통한 타겟 주주 연계라고 적혀있다. 이걸 보면 PB들은 검찰의 주장과 달리 연결만 한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 부장은 “당시 그렇게 가이드를 세웟다. 다만, 내가 PB가 아니라서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및 미전실 소속 피고인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우호적인 지분 확보를 위해 삼성증권 PB 조직을 동원해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에 나서는 등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행위를 했다고 적시한바 있다.
삼성증권은 금융투자업자로서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투자자간 이해상충을 방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제일모직의 자문사로 활동하고 있어 삼성물산 주주들과 이해가 상반됨에도 불구하고 2015년 6월중순경 PB조직을 동원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다음 공판기일은 19일 진행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 공판부터는 가석방으로 풀려난 상태서 재판을 받게 된다.
관련기사
- [삼성물산 불법합병] '합병 실사' 제대로 했나 공방
- [삼성물산 불법합병] 檢 "물산-모직, 미전실 지시따라 실무만 진행"
- [삼성물산 불법합병] 합병 찬성 매표행위 조언 韓 팀장 “위법성 검토는 삼성이 할거라 생각”
- [삼성물산 불법합병] 韓팀장 “"합병논리개발‘, 스토리개발, IB업계선 흔한 단어"
- [삼성물산 불법합병] 삼성증권 韓팀장 "합병 위한 일 모두 정당"
- [삼성물산 불법합병] 檢 "이재용측 김앤장, 수사팀 검사도 빼갔다"
- 삼성전자, '더 프레임'에 클림트 작품 담는다
-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3'∙'갤럭시 Z 플립3' 17일부터 사전 예약
- 삼성 준법위, 최고경영진 직·간접적 사익추구 세부 점검한다
- 박범계 "이재용, 무급이라 취업 아니다"..삼성 논리 그대로 수용
- [삼성물산 불법합병] '한동훈' '끝까지 부인'..삼성증권 팀장 메모 공방
- [삼성물산 불법합병] 검찰 증거 7천쪽 추가...이재용측 반발
- [삼성물산 불법합병] 이재용은 왜 골드만삭스를 만났나
- [삼성물산 불법합병] 이재용- 골드만삭스 만남 두고 공방 지속
- [삼성물산 불법합병 의혹] 檢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조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