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TF 소속으로 활동한 삼성증권 이모부장 증인신문
李부장 “삼성물산 자체적으로 합병 시너지 분석한 문건 본적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삼성 미래전략실이 기획, 주도했고 막상 두 회사 경영진은 합병의 본격적인 실행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검찰 주장에 힘이 실리는 삼성 내부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는 8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전실 실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에 대한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증권 IB소속으로 삼성물산 합병TF(테스크포스)에 합류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도운 이 모 삼성증권 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 부장이 미전실 임원인 최모 부장 등과 주고받은 보고서 등을 제시하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경영진들이 실질적으로 합병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는 걸 부각시켰다.

검찰은 이 부장에게 “2015년 4월21일 즈음 미전실과 삼성증권에서 합병 일정을 수립하고 국민연금 의사결정 라인을 파악하고 있을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이 부장은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검찰은 “4월 삼성물산 합병TF에 참여했을 때 물산이 자체적으로 합병시너지를 분석한 결과물이 있었냐”고 묻자 이부장은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삼성증권이 미전실에 보고한 물산-모직 합병일정 문서를 제시하며 “문건에는 구체적인 합병 계획이 있다. 합병도 대부분 해당 문건의 내용대로 진행됐다. 맞나”고 물었다.

이 부장은 “큰틀에서는 맞다”고 답했다.

검찰은 합병 추진안 보고서 등을 통해 물산-모직의 합병계획은 미전실이 삼성증권의 조언을 받아 수립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단순한 실무를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의사 결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 모두에 합병 관련 자문을 진행한 삼성증권이 합병추진 초기에 구두로 자문 계약을 맺고 합병 완료 이후에 계약서에 날인을 하는 등 비상식적인 계약을 맺었다는 점도 부각됐다.

검찰은 “삼성증권은 사전에 구체적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직-물산 합병에 관여한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부장은 “계약은 구두로 했고, 초안도 있었다. 수수료 협상을 (합병 완료 뒤인) 9월 이후에 진행했다. 그게 안돼서 날인 작업도 없었던거지. 계약 자체를 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15일에도 이 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계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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