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올해 글로벌 전기차 성장률이 16.6%로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단기적 경제 불확실성 심화를 고려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계획과 판매 전략이 조정됨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4일 SNE 리서치가 내놓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및 배터리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 대로 전년 대비 16.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3.5% 대비 16.9%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SNE리서치는 “전반적으로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는 얼리어답터의 초기 구매 수요 완결로 인한 대기 수요 감소, 충전 인프라 부족,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물 경기와 소비심리가 위축된 점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BYD(비야디) 중심의 연이은 고성장 속 전기차 침투율이 30.0%를 돌파했지만 완만한 성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수요 둔화와 보조금 폐지의 영향이다.

유럽 지역은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현재 수준의 판매량으로 올해 CO₂(이산화탄소) 규제 기준을 달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판매량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2025년부터 대폭 강화되는 CO₂ 규제에 맞춰 배터리 전기차(BEV)를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 지역은 성장세를 견인해온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수급 문제와 엔트리급 저가 차량의 출시 지연으로 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성장률 대비 평균치 이하로 부진하고 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은 대선 결과에 따라 친환경 산업 대신 전통 산업 육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대두되며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현대차·기아 등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는데 따른 전기차 신모델 확대로 타 지역 대비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및 기타 지역은 각 국가별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태국을 중심으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및 판매가 본격화돼 아세안 5국의 전기차 시장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