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변론기일 나란히 출석
노 관장, 재산분할 2조원 위자료 30억원 요구
2차 변론기일 4월16일 예정

2024년 3월 1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2024년 3월 1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64)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2일 항소심 첫 재판에서 오랜만에 대면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심리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했다.

이혼 소송은 당사자의 법정 출석 의무가 없지만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모두 변호인단과 함께 재판에 직접 나왔다.

노 관장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항소심 변론준비기일 때도 재판에 출석한 바 있다.

당초 법원은 1월 11일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 예정이었지만 최 회장의 변호인 선임 문제와 재판부 변동 등으로 연기됐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최 회장은 기자들과 대면하지 않고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재판장에 들어갔지만 노 관장은 법원 주 출입구를 통해 법정으로 향했다.

진회색 코트 차림의 노 관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의 입장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항소심 첫 변론은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최 회장과 노 관장 변호인단 모두 재판 후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혼소송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은 SK그룹 지주사 SK㈜ 주식에 대한 분할도 요구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 관장은 최 회장에게 위자료 3억원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297만5472주 중 42.29%인 548만7327주를 요구했다.

금액으로 환산한 분할지분 가치는 당시(2022년 12월 5일) 종가(21만1000원) 기준 1조1158억원 규모다.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랜 기간 지속돼 재산 유지 및 형성에 크게 기여한 만큼 최 회장의 SK 지분이 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SK㈜ 주식 자산은 형성 과정에 노 관장의 기여분이 없다며 분할 대상에서 뺐다.

노 관장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전업주부의 내조와 가사노동만으로는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수긍할 수 없다고 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당초 1조원으로 추산됐던 SK㈜ 주식의 절반에서 ‘현금 2조원’으로 재산분할 청구를 변경하고, 위자료 청구 액수 또한 30억원으로 증액했다.

노 관장 측은 청구내용 변경 전에 법원을 통해 최 회장 등의 각 은행 금융거래정보를 조회해 잔액 등의 정보를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분할을 요구하는 재산의 형태를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에서 현금으로 바꿨는데, 노 관장 측이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한 1심 판결의 논리를 뒤집기 쉽지 않은데다 SK㈜ 주식 가치도 유동적인 점 등을 감안해 재산분할 대상을 현금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윤정·민정·인근 등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를 인정하며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어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노 관장의 반대로 2018년 2월 조정이 결렬됐다.

합의 이혼에 이르지 못하면서 두 사람의 이혼 사건은 정식 소송으로 번졌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고 입장을 바꿔 맞소송(반소)을 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 소송 외에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SK그룹의 본사격인 서울 중구 SK서린빌딩 4층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에 배당됐지만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부동산 인도 소송은 부동산을 점유할 권리가 없으면서도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사람을 내보내는 법적인 절차다.

SK서린사옥은 SK리츠 소유로 이를 SK이노베이션이 임차해 아트센터 나비에 재 임차해 왔다.

노 관장은 이혼 소송과는 별개로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49)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도 30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소송 과정에서 노 관장 측 변호인이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지금까지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는 주장을  펼쳤고 양측이 이를 두고 장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차 변론기일은 4월 16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4년 3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4년 3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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