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캠퍼스서 10일 체결식
임금인상률은 사측 안대로
명절배려금 4일로 확대
임금피크,포괄임금 TF구성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이 2월 16일 서초동 사옥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이 2월 16일 서초동 사옥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임금교섭 과정에서 대립했던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교섭에 돌입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8일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노조 공동교섭단은 최근 조합원 투표를 거쳐 삼성전자 사측과 합의한 '2021~2022년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동교섭단 관계자는 “지난주 일주일 동안 투표를 거쳐 7일 밤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최종 의결됐다”며 “10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사측과 임금협약 체결식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창사 53년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임금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9일 양측이 협의한 임금안에 잠정합의한 바 있다. 공동교섭단은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조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2021년 임금교섭'을 시작했고 이후 교섭이 길어지자 2021년 임금교섭과 2022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협상을 벌여왔다. 그동안 노사는 본교섭 11회, 실무교섭 20회 등 총 31회의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종 합의안에는 명절 연휴 기간 출근자에게 지급하는 '명절배려금' 지급 일수를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 초 신설된 '재충전휴가 3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올해에 한해 연차수당을 보상해준다는 내용도 담겼다.

임금피크제와 포괄임금제 개선을 위한 노사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임금협상의 핵심인 임금인상률은 기존에 회사가 정한 수준을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5%(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평균 3.0%), 올해 9%(기본인상률 5%, 성과인상률 평균 4%)의 임금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당초 노조 측은 최초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과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협상이 길어지자 기본급 정액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 등 임금체계 개편과 유급휴가 추가 등 휴식권 보장으로 요구안을 2개로 축소했지만 이번 합의안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사측과 강경하게 맞서며 투쟁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공동교섭단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 근로자참여법 위반 혐의 고발 등도 진행됐다.

4월에는 3개월 넘게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농성 투쟁을 지속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번에 임금협약에 합의하면서 노사 관계에 큰 발걸음을 뗐다"며 "건전한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조와 함께 대화하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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