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체 전국 맛집 찾아 협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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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식품·유통업체들이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HMR)을 넘어 유명 레스토랑과 맛집 요리를 재현한 레스토랑 간편식(Restaurant Meal Replacement·RMR)을 속속 내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와 유명 식당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다양한 RMR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기업 측에서 먼저 맛집이나 레스토랑의 메뉴를 RMR로 상품화하는 과정을 제안하고 계약이 성사된 후 판매량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식으로 협업을 진행한다.

‘더반찬&’을 운영하는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11월 ‘이달의 맛집’ 기획전으로 RMR 시장 진출해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액 10억원을 돌파했다. 동원홈푸드는 이달의 맛집을 통해 전국 유명 음식점과 협업해 만든 다양한 RMR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한남동 유명 맛집 '한남북엇국'의 인기 메뉴를 그대로 담은 ‘북엇국’과 ‘민어전’ 제품을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출시했다.

이어 올해 2월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맛집 '일호식'의 한식 메뉴 5종, 6월에는 '툭툭누들타이'의 태국식 메뉴 2종 등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북창동순두부’의 인기 메뉴를 RMR로 상품화한 '북창동순두부찌개' 3종을 내놨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RMR 연매출을 내년까지 25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올해 1~2개 RMR 제품을 더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원홈푸드
/동원홈푸드

1981년 HMR 원조 격인 3분 카레를 출시한 오뚜기도 RMR 제품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오뚜기는 3월 경기도 용인시 맛집 ‘고기리 막국수’와 손잡고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를 출시했다. 들기름 막국수의 구입과 보관, 조리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8개월간 연구한 끝에 전문점의 맛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는 온라인 전용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제품 개수로 현재까지 약 30만개가 팔렸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최근 중국 사천요리 전문점 ‘시추안하우스’, 서울 용산구 짚불구이 전문점 ‘몽탄’과도 손을 잡았다. 7월 시추안하우스의 인기 메뉴인 ‘어향동고’를 간편식으로 구현했고 5월에는 몽탄의 대표 후식 메뉴를 제품화해 ‘몽탄양파볶음밥’을 내놨다.

/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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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청정원은 2014년 6월부터 정통 중식 레스토랑 ‘팔선생’과 손잡고 ‘청정원 팔선생 꿔바로우’를 출시했다.

이후 2017년 3월 △소고기 짜사이 볶음밥 △해물 볶음밥 △새우 볶음밥 등 ‘팔선생 중화 볶음밥’ 3종을 내놨다. 이듬해 4월에는 △잡채 볶음밥을 선보였다.

5월에는 전국 각 지역의 유명 음식을 테마로 △언양식 바싹 불고기 △청송식 닭불고기 △서울식 소불고기전골 △부산식 곱창전골 △춘천식 치즈 닭갈비 △마포식 돼지양념구이 등 6종을 내놨다.

청정원 RMR 제품들./이미지=청정원
/청정원

LF푸드는 자사 일식 브랜드 ‘하코야’를 앞세워 6월 '살얼음동동 냉메밀소바' 출시를 시작으로 RMR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5만개가 판매되며 경쟁이 치열한 여름 면 간편식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이후 LF푸드는 7월 '장어텐동'', 8월 '가츠동·돈카츠&커리·고로케&커리', 9월 '돈마호크카츠'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CJ푸드빌 역시 자사 외식 브랜드인 '빕스'와 '계절밥상' 등의 인기 메뉴를 전면에 내세운 RMR을 출시했다. 빕스는 2017년 8월 △바비큐 폭립 △스파이시 폭립 등을 처음 선보인데 이어 이달에는 △기네스 자이언트 폭립까지 내놨다.

계절밥상은 ‘숙성담은 간장·고추장 불고기’(2018년 10월), ‘닭날개 간장구이’(2019년 3월) 등을 선보였다.

◇ 유통업체들도 RMR 제품 속속 출시

식품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도 RMR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 유명 맛집과 협업하고 있다.

6월 출시한 ‘레호이 분짜’는 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유명 베트남 음식점 ‘포 레호이’와 협업했다. 레호이 분짜는 출시 3개월만에 약 3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4월 선보인 ‘오뎅식당 부대찌개’는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 원조 맛집인 ‘오뎅식당’과 손잡고 내놓은 제품이다.

2015년 8월 출시한 ‘초마짬뽕’은 피코크의 맛집 RMR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재까지도 효자 상품으로 통한다. 초마짬뽕은 평택 유명 짬뽕집 ‘영빈루’의 3대손이 만든 인기 메뉴다.

/이마트
/이마트

롯데마트도 ‘요리하다’ 브랜드를 통해 RMR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달에는 송추가마골과 공동개발한 ‘요리하다X송추가마골 LA꽃갈비’을 출시했다.

2월 선보인 ‘창화당 모둠만두’는 8개월간 2만3천개가 팔렸다.  6월 출시한 ‘처갓집 양념치킨 왕교자’는 3개월간 8500개가 판매됐다. 이에 힘입어 롯데마트의 1~8월 RMR 제품 매출은 74.7% 신장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0월에는 미슐랭 선정 맛집인 ‘오근래 닭갈비’,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다리집 떡볶이’ 제품을 출시하고 11월에는 ‘미분당 쌀국수’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의점도 RM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2017년 12월 HMR 전문 브랜드 ‘심플리쿡’을 론칭해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심플리쿡의 RMR 제품으로는 지난해 7월 출시한 ‘사리원 바싹불고기’ 4종과 ‘삼정하누 도가니탕’ 2종이 있다. 70여 년 된 유명 식당 ‘사리원’과 소고기 전문점 ‘삼정하누’와 협업했다.CU는 지난해 11월 RMR 플랫폼 ‘요리버리’와 손잡고 모바일 앱 포켓CU를 통해 지역 유명 맛집의 메뉴들을 RMR로 내놓기도 했다. △부산 얼짱 쭈꾸미 △영주 나드리 쫄면 △하동 섬진강 재첩국 △의정부 한양 부대찌개 △속초 티각태각 고구마 △군산 오징어만두 △서울 응암동 나무분식 떡볶이 등이 대표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도 RMR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배민의 발견’이라는 콘셉트로 지난 10년간 자사 앱에서 판매된 인기 메뉴들 중 2종을 엄선해 RMR로 출시했다.

5월 서울 성북구에서 유명한 ‘팔백집 쫄갈비’를 선보인데 이어 8월에는 경기 안산 맛집 ‘안산 감성낙곱새’의 메뉴인 '낙대새'를 내놨다. 배민쇼핑라이브를 통해 판매된 두 제품은 모두 각 25만여회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RMR은 매장에서 이미 검증된 베스트 셀링 메뉴를 상품화한 것으로 맛에 대한 신뢰가 보장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업체 RMR 출시현황./자료=각 사
식품업체 RMR 출시현황./자료=각 사
유통업체 RMR 출시현황./자료=각 사
유통업체 RMR 출시현황./자료=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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