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삼성의 전자 5개 계열사 소속 노동조합들이 2일 '삼성 전자계열사 노조 연대'를 출범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노조와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요구했다.

삼성 전자계열사 노조 연대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각 회사들의 교섭 해태에 대응하기 위해 연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 연대에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판매 등 5개 삼성 전자계열사의 노조 9곳이 참여했다.

참여노조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디스플레이열린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통합지회 △삼성전자판매지회 △삼성SDI지회(천안) △삼성SDI울산지회 등이다.

노조연대 대표는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조 부위원장, 박재용 삼성전자노조동행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위원장, 유하람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위원장 등 연대에 속한 각 노조 대표 9명이 공동대표 체제로 맡기로 했다.

손우목 부위원장은 기자회견 시작 발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노조 경영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지 벌써 3년이 지났다”면서 “이 회장이 회장 취임후 회사 직원들과 소통한다며 전 세계를 다녔지만 정작 국내에 있는 삼성 전자계열사 노조들과는 어느 한 곳도 만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이번주 삼성전자와 노조 공동교섭단이 진행하기로 한 교섭에 회사는 일방적으로 불참을 선언했다”며 “이같은 사측의 교섭 해태에 맞서 삼성 전자계열사에 소속된 9개 노조가 모여 연대를 출범하게 됐다”고 했다.

노조 연대는 우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사회 취약층 돕는 노사 상생기금 조성 등 두 가지를 공동으로 논의해 공개하고 이후 추가 논의를 통해 공동 연대 사업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노조연대는 삼성전자가 2021년 12월 도입한 ‘신인사제도’ 폐지도 촉구했다.

안전한 일자리 환경 조성에 대해 이민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통합 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140㎏이 넘는 냉장고를 혼자 혹은 둘이서 수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고 있지만 회사는 방관하고 있다”며 “이같은 업무상 질환을 예방하는 방안이 나올 때까지 노조 연대는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 전국삼성전자노조 산업안전국장은 “회사는 신인사제도를 도입해 직원들 간의 경쟁 심화, 상호 견제를 유도해 노동 강도를 크게 높였다”고 지적하며 “신인사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중심으로 한 인사제도로 개선할 것을 회사에 요구한다”고 했다.

노조 연대는 노사가 함께 사회 취약층을 돕는 상생기금 조성도 제안하며 “상생기금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공동교섭단의 임금교섭에서 사측이 3000만원을 출연하기로 이미 합의했지만 사측이 아직 주지 않고 있다”며 “공동교섭단과 노조 연대는 향후 사측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상생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계열사들에서는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노조가 설립된 이후 2014년 삼성SDI, 2018년 삼성전자,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 2021년 삼성전자판매에서 노조가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