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독주체제 강화..테슬라 점유율 7.1%로 축소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자국 시장 독식에 힘입어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점유율은 3%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대장 역할을 해온 테슬라의 점유율도 한자릿수로 쪼그라들었다.
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1~5월 전 세계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총 75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24만2000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9.2% 증가하며 글로벌 순위 7위를 지켰다.
다만 글로벌 점유율은 작년 3.9%에서 3.2%로 7%포인트 줄었다.
순수 전기차(BEV) 부문에서는 아이오닉 5와 EV3가 실적을 견인했으며, 새롭게 투입된 캐스퍼(인스터) EV, EV5, 크레타 일렉트릭 등 소형 및 전략형 모델이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기존 모델인 EV6, EV9, 코나 일렉트릭 등은 판매 둔화가 나타나면서 일정 부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북미 시장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6만4000대를 판매하며 GM과 테슬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북미 시장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음에도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 폭스바겐 등 주요 경쟁사를 앞서는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EV3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EV4, 아이오닉 9 등 신차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포트폴리오는 점차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인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했다.
중국 비야디(BYD)는 34.8% 증가한 158만6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지켰다.
BYD는 유럽(헝가리·터키)과 동남아(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 지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거나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만 빠른 외형 확장과 함께 부채 규모가 증가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지리그룹은 77.3% 증가한 79만3000대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했으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면서 배터리, 전장, 소프트웨어 영역에 대한 자체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NE리서치는 “수직계열화와 기술 내재화 전략은 지리그룹의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되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16.0% 감소한 53만7000대를 판매하며 3위로 밀려났다.
주력 모델인 모델 Y와 모델 3의 판매 감소가 실적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델 Y는 글로벌 기준 22.8% 감소하며 주요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다. 유럽(-34.3%)과 북미(-13.8%), 중국(-7.8%) 등 주요 시장 전반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유럽에서는 모델 Y(-38.1%)와 모델 3(-25.4%) 모두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으며, 북미 역시 모델 Y가 16.6% 줄어드는 등 판매 둔화가 뚜렷했다. 중국에서는 모델 3가 오히려 43.8% 증가하며 선전했으나, 모델 Y는 24.0% 감소해 총량 기준으로는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모델 S와 모델 X의 글로벌 판매는 각각 66.1%, 43.4% 감소하며 고급 세그먼트의 경쟁력 약화도 문제가 되고 있다.
SNE리서치는 “자율주행(FSD) 기능 고도화와 월 구독 기반의 소프트웨어 수익 모델 확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실적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의 정치적 발언과 SNS 활동이 브랜드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며 “테슬라의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신차 출시 외에도 이미지 리스크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시장이 전년 대비 39.2% 증가한 471만8000대를 기록했다.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2.7%다. 중국은 중저가 모델 중심의 내수 확대와 상용차 전동화가 동시에 이뤄지며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 공급사 닝더스다이(CATL)와 BYD의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에선 27.9% 증가한 153만8000대가 판매됐으나, 점유율은 소폭 하락한 20.5%로 집계됐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에선 1.4% 늘어난 71만4000대가 팔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환경 규제 완화 기조가 전기차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44.9% 증가한 41만2000대를 기록하며 5.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에서 1~2만 달러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도요타와 혼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BEV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 충전 인프라와 소비자 보조금 격차가 여전해 지역 간 성장 속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요 구조와 정책 환경에 따라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불확실한 정책 환경과 수익성 저하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기술 내재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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