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5개월 만에 부분 변경…부드러운 승차감 뽐내
1회 충전 주행거리 30㎞ 늘어…고속주행에도 안정적
스포츠카 뺨치는 부스트…다소 비싼 가격은 진입장벽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외관./사진=김지훈 기자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전면부./사진=김지훈 기자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제네시스의 순혈 전기차 'GV60이' 3년 5개월 만에 새롭게 돌아왔다.

GV60은 2021년 10월 전기차 브랜드로서 제네시스의 시작을 알린 상징적인 차다. 야심작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각종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된 고급형 전기차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높은 가격 탓에 생각만큼 빛을 보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출시 이후 39만5000대, 27만대가 팔린 반면, GV60의 판매 대수는 2만7000대에 그쳤다.

이에 제네시스는 부분변경 모델에 심혈을 기울였다. 배터리 용량을 비롯한 편의사양을 늘리고,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다.

23일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처음 만났다.

첫 인상은 기존 실루엣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고 느껴졌다.

제네시스의 시그니처인 작은 램프가 다수 배열되는 MLA(마이크로렌즈어레이) 기술이 적용된 두 줄의 헤드램프가 동일하게 적용된 탓이다.

가까이에서 보니 미세한 차이가 눈에 띄었다. 전면부 그릴을 비롯해 범퍼가 새롭게 디자인되면서 강인한 인상을 줬다.

겉에서 봤을 때는 낮은 전고와 짧은 전장 등으로 차가 커보이진 않았으나, 퍼포먼스 트림 전용으로 새롭게 적용된 '21인치 다크 메탈릭 글로시 그레이 휠'은 다소 애매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GV60의 덩치를 보완해줬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전장 4545㎜, 전폭 1890㎜로 짧고 전고 1580㎜로 낮은데 비해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900㎜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팰리세이드와 동급이다.

후면부는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가 차체 색상과 동일하게 디자인돼 한층 깔끔해졌다.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후면부./사진=김지훈 기자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후면부./사진=김지훈 기자

실내는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와 디스플레이를 가로막던 베젤을 없애 실내가 넓어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크리스탈 스피어 변속기는 전작을 그대로 계승했다. 시동을 걸면 유리구슬 모양의 오브제가 한 바퀴 돌면서 숨어있던 다이얼 변속기가 나타난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답게 실내 곳곳에도 고급 소재가 적용됐다. 특히 천장과 필러에 적용된 스웨이드 내장재는 고급스러움을 배가 시켰다.

새롭게 적용된 ‘3-스포크 신규 스티어링 휠’은 아쉬웠다. 질감은 부드럽고 촉촉했으나, 조향 감각은 운전자가 피로도를 느낄 정도로 무거웠다.

전기차스러움을 강조하는 디지털 룸 미러와 사이드 미러는 활용성에 한계가 있어 호불호가 갈릴 영역으로 느껴졌다.

시야 각이 넓게 확보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햇살이 강하게 들거나 비가 많이 올 때, 또 야간 주행시 후방 차량의 헤드램프에 화면이 번져 직관적으로 식별이 어렵다는 점은 보완해야할 요소다.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내부./사진=김지훈 기자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내부./사진=김지훈 기자

실내 사운드는 훌륭했다. 뱅앤올룹슨의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17스피커)에 차세대 몰입형 공간 음향기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적용돼 음악 감상시 몰입감이 매우 뛰어났다.

실내 공간은 충분했다. 1열 공간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충분했고, 운전자를 배려한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도 인상 깊었다.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은 골반, 허리, 전신 등 원하는 부위에 안마를 할 수 있다.

2열 공간 레그룸과 헤드룸도 역시 부족함이 없어 패밀리카로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도의 장치 연결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제네시스 뮤직, 블룸버그 앱 등 스트리밍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제네시스 뮤직은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 시스템을 바탕으로 몰입감 있는 음악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블룸버그 TV+, 블룸버그 오리지널, 뉴스 피드 등 3가지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블룸버그 앱은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제네시스가 독점으로 지원한다. 블룸버그 TV+와 뉴스 피드는 한국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번역도 제공된다.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작동 모습./사진=김지훈 기자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작동 모습./사진=김지훈 기자

GV60 부분변경 모델을 타고 인천 서구에서 인천국제공항 부근까지 약 140㎞를 3시간 가량 달렸다.

출발할 때 배터리 잔량은 82%였는데, 왕복 주행 후 돌아왔을 때 67%가 남았다. 84kWh급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81㎞를 주행할 수 있어 중간에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주행거리는 이전보다 30㎞ 늘었다.

시승차는 퍼포먼스 AWD(사륜구동) 모델에 외장은 신규 색상인 트롬소 그린, 내장은 파인그린과 공드코스트 옐로우 투톤이다. 파퓰러패키지, 하이테크패키지, 드라이빙어시스턴스2, 뱅앤올룹슨, 빌트인캠, 비전루프, 디지털미러 등이 적용된 풀옵션 모델이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그만큼 첨단 기능과 주행 성능, 고급감을 선사한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은 에코, 컴포트, 스포츠, 마이(MY), 스노우 등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각 모드마다 체감이 될 정도로 변화가 느껴졌다.

컴포트 모드로 주행을 시작했다. 주차장을 벗어난 직후 과속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을 지날 때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제네시스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에 적용된 전·후륜 쇽업소버 밸브를 개선해 감쇠력 자유도를 높임으로써 차량 거동 안정성과 일반 도로에서의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또 기존에 전륜 서스펜션에 적용됐던 하이드로 부싱을 후륜 서스펜션에도 추가해 주행 진동 유입을 최소화했으며, 스티어링 기어비를 최적화해 조종 응답성을 개선했다.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측면./사진=김지훈 기자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측면./사진=김지훈 기자

고속주행에서의 안정성과 튀어나가는 파워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 후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차체가 '확' 튀어 나갔다. 전기모터가 발휘하는 토크(모터가 회전하는 속도와 힘)가 온전히 타이어에 전달된 탓이다.

시속 90㎞ 주행 중 운전대 오른쪽 하단에 붙어있는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꽉 밟자 180㎞까지 순식간에 치고 나갔다. 스포츠카나 수퍼카 수준의 가속 성능을 원하는 운전자의 니즈도 만족시킬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거나, 부스터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허리를 감싸며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기차 특유의 ‘윙’하는 소리는 여전히 어색했다. 제네시스는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6기통 엔진음을 구현한 '헤리티지:블랙'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을 적용했다. 실제로 적용해보니 내연기관 차를 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컸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도 인상 깊었다. 기존 GV60에 적용됐던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드(ANC-R)에 더해 흡음·차음재 보강, 윈드실드(앞 유리창) 전방 실링 구조를 개선한 덕분이다.

풍절음도 시속 150㎞ 이상 주행할 때 간헐적으로 체크됐다. 이 때문에 가공할 만한 가속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속도보다 느리게 달리는 느낌까지 들었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은 고급형 전기차로서 외형과 실내 공간, 기능 등에 있어 ‘럭셔리 매력’을 제시한다. 스포츠카 뺨치는 주행 성능 등 퍼포먼스도 매력 포인트다.

다만 경제성을 최우선시 하는 소비자들에게 일반 전기차 대비 다소 높은 가격은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겠다.

GV60 부분변경 모델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스탠다드 2WD 6490만원 ▲스탠다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이다.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GV60 부분변경 내부./사진=김지훈 기자
2025년 4월 23일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21인치 다크 메탈릭 글로시 그레이 휠'./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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