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GV70 디자인 곳곳에 전기차 특성 반영
안정적 주행·정숙성 강점…급가속·급회전에도 안정감
판매가 7530만원부터…높은 판매 가격은 '부담' 요소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외관./2025.3.13. 사진=김지훈 기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외관./2025.3.13. 사진=김지훈 기자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엔진이 아닌 모터가 주는 가벼움, 불편한 충전,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떨어지는 '운전하는 맛'에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전기차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13일 제네시스가 2년 10개 월만에 선보이는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하게 됐다. 시승 코스는 인천 서구에서 강화군 석모도까지 왕복 약 120㎞ 구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타보면서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다소 높은 가격을 뺀다면 말이다.

우선 잘 빠진 외관에서 오는 만족감이 컸다. 이미 우수한 디자인을 인정받는 GV70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인 만큼, 첫인상부터 익숙한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후면부에 배기구가 없는 것 빼곤 기존 GV70과 판박이다. '막혀 있는 전면 그릴'과 '파란 번호판'이 아니면 전기차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디자인적 특이성은 없었다.

지-매트릭스(G-Matrix) 패턴을 그라데이션 형태로 입힌 새로운 형상의 크레스트 그릴과 와이드한 느낌을 주는 범퍼 디자인,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에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기술을 적용해 세련된 감성을 표현했다고 하지만 크게 와닿는 변경점은 아니었다.

차량의 체격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 GV70 전동화 모델과 동일한 4715㎜의 전장과 1910㎜와 1630㎜의 전폭과 전고, 2875㎜의 축간거리를 갖췄다.

후면부 방향지시등의 위치가 개선됐다. 이전 GV70 전동화모델의 방향지시등은 범퍼에 낮게 위치해 “보기 불편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있었다.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방향지시등 위치를 리어 콤비램프로 올려 시인성을 높이고 두 줄 디자인을 적용해 전·후면 통일성을 확보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내부./2025.3.13. 사진=김지훈 기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내부./2025.3.13. 사진=김지훈 기자

내부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신규 색상인 ‘아이시 블루/글레이셔 화이트 투톤’의 내장은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감성을 돋보이게 했다.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합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동그란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터치 타입 공조 조작계는 깔끔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은하수를 형상화한 도어 가니쉬와 무드 램프를 조합한 전기차 전용 '밀키웨이 패턴 무드라이팅'은 자칫 손 때가 묻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야간이 되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뒷좌석 공간은 소문만큼 아쉽지 않았다. 앞좌석 위치와 상관 없이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이 주먹 하나 이상 남았고, 헤드룸(머리 윗 공간)도 부족함이 없는 정도였다.

센터 터널이 없어 뒷좌석 바닥이 평평해 더 넓어진 느낌을 받았다. 뒷자석에서도 터치 방식의 공조 시스템이 적용돼 앞좌석과 별도로 온도와 풍향을 조절할 수 있었다. 2단 리클라이닝과 통풍, 열선시트도 만족스러웠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주행 성능이다. 전반적으로 전기차가 갖고 있는 정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동시에 승차감은 안락했다. 

2290㎏(20인치 휠 기준)의 묵직한 중량임에도 시속 40~50㎞로 방지턱을 넘을 때 울렁거림이나 덜컹거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급가속에도 뒤로 쏠림없이 부드럽게 주행이 가능했고, 급격한 코너링에도 차체 쏠림이 없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제동을 줄 때 부드럽지 않고 뚝뚝 끊어지듯 다소 딱딱한 인상을 줘 아쉬움이 남았다.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을 증대시키는 ‘부스트모드’를 사용했을 때의 퍼포먼스는 스포츠카 뺨칠 정도였다. 부스터 버튼을 누르자 시트가 허리를 감싸며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순간적으로 가속도가 붙어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오프로드를 타지 않아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진 못했지만, 이번 모델에는 눈·모래·진흙탕 등 실시간으로 주행 중인 노면을 판단해 최적의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도 새롭게 적용됐다.

실내 정숙성도 꽤 뛰어났다. 기존에 적용됐던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에 더해 ▲테일게이트 다이나믹 댐퍼 추가 ▲사이드실 몰딩 흡차음재 적용 ▲후륜 휠가드 흡음재 면적 증대 등 덕분인지 속도를 150㎞ 이상으로 올렸을 때도, 풍절음이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배터리 성능도 개선됐다. 4세대 배터리 적용으로 용량이 77.4kWh에서 84kWh로 늘어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73㎞에서 400㎞(20인치 휠 기준)로 증가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공인 복합 전비는 kWh 당 4.2㎞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5.2㎞로 양호한 수준으로 측정됐다.

다만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의 높은 가격은 SUV 전기차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겠다.

개별소비세 3.5%에 세제혜택을 받았을 때 기본가격이 7530만원이다. 선호도가 높은 옵션 서너 개만 추가해도 8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승한 차량은 모든 기능을 넣은 풀옵션 모델로 9556만원(세전)이었다.

포르쉐 최초의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기본 모델의 가격이 991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AWD가 7199만원부터 시작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 측면에서의 경쟁력은 더욱 아쉽다.

국내 운전자들에게 최적화된 옵션이나 주행성능 등 가격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의 매력을 어필해 고객들을 끌어들여야 할 것 같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외관./2025.3.13. 사진=김지훈 기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 외관./2025.3.13.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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