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지력 논란에 결국 중도 포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가능성도 남아
트럼프 "바이든은 역사상 최악 대통령"

[포쓰저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5일 치러지는 미국의 47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를 포기한다고 21일 오후(현지시간) 밝혔다.
민주당 후임 대선 주자로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6분경 엑스(x)에 올린 편지 형식의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편지에서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사하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제 의도였지만, 저는 제가 (후보직을) 사임하고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제 당과 나라에 가장 이롭다고 믿게됐다"고 했다.
그는 "저는 카말라가 올해 우리 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2020년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해리스를 선택한 것이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후반에 내 결정에 대해 더 자세히 국민들에게 연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스스로 차기 도전을 포기한 것은 36대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 소속이던 존슨 대통령은 1968년 대선에서 3선 도전을 선언했으나, 3월 뉴햄프셔 경선에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한 후보인 유진 매카시가 돌풍을 일으키자 스스로 3선을 포기했다.
그해 11월 대선에서는 린든 존슨의 베트남 전쟁 정책 등을 비판하던 공화당 후보 리처드 닉슨이 당선됐다.
존슨은 대통령 후보직에서 물러났으나, 그의 민주당 내 리더십은 오히려 강화돼 1980년대 중반까지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따라 대선 후보를 다시 선출해야 한다.
민주당은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8월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계획인데, 바이든 후보의 사임으로 스케줄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그동안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시 대타 후보로 거론됐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일각에서는 '미니 후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결정해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맞설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적 제약과 함께 당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채택 여부는 확실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지한 것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으로 올해 60살인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다. 모친은 인도 타밀계, 부친은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다.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 지방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11년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지냈고 2017년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진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는 6월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25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을 키웠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13일 총기 피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가 한껏 오른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걸려 다시 발이 묶이는 등 악재가 거듭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당내 빅마우스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에 반대하고 나섰고 당원 여론조사에서 '사퇴 찬성'이 60%에 달하면서 결국 백기를 들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 발표 직후 CNN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묘사했다.
또 "민주당 후보가 누구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보다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