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치안판사, 8월31일 압색 영장 발부
영장에 적시된 수색대상은 라틴계 4명뿐

미국 조지아남부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레이 치안판사가  8월31일 발부한 HL-GA배터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사건번호 4:25-mj-00081-CLR) 일부.
미국 조지아남부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레이 치안판사가  8월31일 발부한 HL-GA배터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사건번호 4:25-mj-00081-CLR) 일부.

 

[포쓰저널] 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HL-GA배터리)을 급습한 데에는 라틴계 불법체류 혐의자 4명의 고용이 빌미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조지아남부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레이 치안판사가  8월31일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사건번호 4:25-mj-00081-CLR)을 보면, 레이 판사가 수색 대상으로 허락한 피의자는 특정 인물 4명이다.

이들은 안드레이나 푸엔테스 토바르(여), 케빈 자발레타-라미레즈, 데이비드 자발레타-라미레즈, 훌리오 곤살레스 알바라도로, 영장에는 이들의 이름과 얼굴사진, 성별 등이 적시됐다.

한국법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 당국이 이번에 영장에 적시된 4명 이외에 다른 인원 수백명을 닥치는대로 체포해 수용시설에 구금한 것은 불법 체포·구금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피체포자 대부분이 미국에서 합법적 근로가 가능한 전문직 취업비자(H-1B)가 아닌 비이민 단기 상용(B-1)비자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이스타)를 소지한 것이 현장 검문에서 드러나면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이 H-1B 비자 발급에 까다롭게 굴어 공장 건설 등 비전문 인력의 경우 B-1, 이스타 만으로 취업해온 게 사실상 관행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 이민당국은 4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무기폭발물국(ATF),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순찰대(GSP) 등 합동작전으로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475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HL-GA 베터리회사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이 구금됐다. 외교당국은 한국인 300여명이 구금됐다고 확인했다.

영장을 보면, 압수수색 장소는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 엘라벨 소재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캠퍼스 내 약 35에이커(약 4.2만평) 규모의 HL-GA 배터리 컴퍼니 공장 부지 전체다.

영장에는 건물과 부속 건물, 주변 부지까지 포함된 수색 범위가 명시됐으며, 위성사진과 항공 감시 사진을 통해 구체적 위치가 첨부됐다.

영장에 적시된 압수수색 대상은 광범위하다.

구체적으로 △현·전 직원 인사 파일, 급여명세서, 근무시간표, 은행 계좌 및 고용 지원서 △고용 확인 서류와 이민 서류(I-9 양식, 비자, 여권, 사회보장카드, 영주권 카드 등) △사회보장국(SSA) ‘노-매치(No-Match)’ 서한 △국토안보부(DHS) 이민 자격 관련 자료 등이 포함됐다.

HL-GA 배터리 컴퍼니 협력사인 티케이(TK), 오토리카(Autorica), 에스비와이 아메리카(SBY America), 비욘드 아이언 컨스트럭션(Beyond Iron Construction), 스틸 브라더스디벨럽먼트(Steel Brothers Development) 등의 소유·운영·계약 자료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특히 이들 장소에서 불법 신분증의 조달·제작·사용과 관련된 문서와 통신 기록, 불법 고용에 따른 은닉·은폐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중점 확보 대상이라고 적시했다.

영장에는 컴퓨터·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내 저장 자료도 포괄적으로 규정됐다. 사용자 로그인 기록, 이메일, 인터넷 접속 내역, 암호, 데이터 삭제 프로그램 흔적 등도 증거 확보 범위에 포함됐다.

별도로 작성된 첨부문서 B-1에는 특정 인물 4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료가 압수 대상으로 명시됐다.

여기에는 영주권 카드(Form I-551), 취업허가증(Form I-766), 여권, 비자, 출입국 기록(I-94), 출생증명서, 사회보장카드, 외국 신분증, 운전면허증 등 각종 신분증과 그 사본이 포함됐다.

이들이 공장에서 실제로 고용됐음을 입증하는 급여명세서 등도 대상이다.

이번 영장 발부는 미국 이민법 위반 수사와 직접 연계돼 있다. 적용 법조항은 △8 U.S.C. §1324(a)(1)(A)(v)(I) 외국인 은닉·보호 음모 △§1324(a)(1)(A)(iii) 외국인 은닉·은폐 △§1324a 불법 외국인 고용 등이다.

법원은 2025년 3월 1일 이후 발생한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해 증거를 확보하도록 영장에 명시했다.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총 2900에이커 규모의 대규모 전기차 생산 기지로, 현재 여러 생산시설이 공사 중이다.

이번 수색 대상인 HL-GA 배터리 공장은 리튬 배터리 셀 제조를 위해 건설되고 있으며, 향후 현대차와 계열사의 전기차 생산 핵심 공급처가 될 예정이었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불법 외국인 고용 의혹이 공식화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김기수 CHO(최고인사책임자)를 급거 미국으로 보내 현장 상황에 대응하도록 했다.

김 CHO는 출국하면서 "지금은 구금된 분들의 조속한 석방이 최우선"이라며 "정부에서도 총력으로 대응해주시고 있는 만큼 신속하고 안전한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임직원들에게 "고객 미팅 등을 제외한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고 현재 출장자는 업무 현황 등을 고려해 즉시 귀국 또는 숙소에 대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조지아남부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레이 치안판사가  8월31일 발부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불법체류 혐의자 4명 중 일부.
미국 조지아남부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레이 치안판사가  8월31일 발부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불법체류 혐의자 4명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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