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집사' 김예성 여권 무효화 조치
코바나콘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도 조사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국내 유수 기업들로부터 석연치 않게 거액을 투자받은 의혹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김건희특검 문홍주 특검보는 9일 브리핑을 통해 "집사로 불리던 주 피의자 (김예성)가 언론 취재가 이뤄진 4월 해외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며 "그에 대한 여권 무효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김 씨)의 해외 도피와 증거 인멸 정황이 있다고 판단, 신속한 수사진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며 "관련자, 관련 회사들의 휴대전화와 자료 삭제 등 증거인멸 행위가 우려된다. 발견될 경우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성씨는 김 여사와 친분이 깊은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잔고 증명서 위조사건에서 직접 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씨가 기업들로부터 수상한 투자를 받은 것이 김 여사 관련 수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식 수사 포함했다.
특검은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업체 IMS(구 비마이카)에 대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IMS는 2023년 6월 투자 유치 당시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오아시스 펀드'를 통해 184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IMS 투자에 참여한 기업들은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다.
투자내역을 보면 ▲한국증권금융이 50억원으로 가장 많고 ▲키움증권 10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HS효성그룹 4개 계열사 (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신성자동차·효성토요타) 35억원 등이다.
특검은 이들 기업이 투자 당시 규제 리스크나 사업 현안을 안고 있었고,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운 김씨를 통한 ‘정치적 보험’의 성격이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특히 공기업 성격의 한국증권금융은 다른 민간 투자자들의 ‘신뢰 신호’를 제공한 기관으로 지목된다. 다수의 투자기업이 “한국증권금융이 들어온 걸 보고 안심하고 투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점도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IMS는 2024년에도 극심한 적자를 이어가며, 투자 당시 제시했던 매출·이익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투자금 중 106억 원은 자회사로 이전된 뒤 대규모 손실로 사라졌고, 46억 원은 김씨의 주식 매입 등 개인적인 자산 회수에 활용됐다.
IMS가 도이치모터스로부터 50대의 BMW 차량을 제공받아 사업에 활용한 전력도 의혹을 키운다.
이와 관련해 도이치모터스 전 임원은 검찰에 “권오수 전 회장이 김 여사의 후배라며 김씨를 도와주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기업들의 투자가 당시 기업들이 품고있던 규제 리스크나 사업 현안에 대한 '정치적 보험'의 성격으로 이뤄진 것인 지 들여다 보고 있다.
이번 집사게이트가 단순한 개인 비리 차원을 넘어 기업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가족과의 연줄을 노리고 재정적으로 부실한 기업에 수백억 원을 투자한 정경유착 사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은 IMS에 기업들이 투자한 동기, 자금 흐름, 김씨의 도피 과정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정황은 상식적인 금융 투자로 보기 어렵다”며 “투자 동기, 자금 흐름, 김씨의 도피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IMS 투자 배경에 대해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을 뿐, 의사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HS효성그룹 관계자는 "당시 벤처기업이었던 IMS의 사업성을 검토한 끝에 투자를 진행한 건이었고, 해당 기업의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 연관성 등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키움증권과 신한은행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IMS 측은 김건희 여사의 집사라고 불린 김예성씨와의 관계에 대해 "당사가 2017년 인수한 기업 사이드스텝의 창립멤버로, 주주 및 임원으로 재직했다. 2021년 4월1일 퇴사후 회사의 운영과 어떠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다. 기존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퇴사 처리 및 보유 스톡옵션도 소멸처리 됐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 펀드를 통한 투자에 대해 "오아시스 측에서 투자 평단을 낮추기 위해 구주MIX(신주대비 33% 이상 할인 가격)를 설계했다"며 "회사 및 오아시스 PE는 기관 투자자 VC(벤쳐캐피탈)에 우선적으로 구주매각 의향을 확인했고, 거부의사 확인 후 기타 주주에 구주 매각을 주선한 것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특혜라고 할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예성씨의 재직으로 인해 IMS에 대한 투자가 김건희 여사 및 윤석열 정권으로의 정치적 로비 통로로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부터 꾸준하게 투자를 받아온 회사이며, 정치적 영향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검 조사가 시작될 경우 성실히 조사받을 예정이며,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밝혀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의 개인기업인 코바나콘텐츠의 그림 전시에 기업들이 뇌물성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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