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첨단반도체 등 성장사업 육성 전략 공유
최태원 회장 장녀 최윤정 부사장도 2년째 참석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SK그룹이 '경영전략회의'를 개최, 철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경영의 기본기’에 집중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13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6월 경영전략회의는 8월 SK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3대 핵심 회의로 꼽힌다.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멤버사 CEO(최고경영자) 20여 명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36) SK(주) 성장지원담당 겸 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다.
SK 경영진은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최근의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 등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신뢰받는 SK를 위한 재도약의 출발점은 철저한 반성을 통해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이는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의 신뢰를 얻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데 공감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의 모든 영역에 ‘경영의 기본기’인 운영개선을 접목해 경영 내실을 빠르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 경영진은 “운영의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 진단하고 “고객의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인 만큼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SK 경영진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SK그룹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해왔다.
단기 이익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복사업 재편, 우량자산 내재화, 미래성장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 재무 안정성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SK그룹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가 경제나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자체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해 왔다.
SK스페셜티 매각(2조6천억원), SK렌터카 매각(8천200억원) 등을 통해 4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고 SK실트론,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등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SK그룹 계열사는 198개로, 작년 대비 21개 줄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 순차입금은 2023년 말 83조원에서 2024년 말 75조원으로 10%가량 감소했고,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34%에서 118%로 줄었다.
지주사인 SK㈜ 기준(별도) 순차입금은 2023년 말 11조원에서 올해 1분기 말 8조1천억원으로 감소했다.
SK그룹은 이 같은 자구책을 통해 AI/첨단 반도체 등 국가 핵심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계획 하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밸류체인,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 설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SK 경영진은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AI를 그룹 미래 성장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영 방식을 변화시키자는 취지다.
마지막으로 SK 경영진은 “리더들이 먼저 나서서 구성원들이 패기를 발휘할 수 있는 ‘수펙스 추구 환경’을 조성해 ‘한마음 한 뜻’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수펙스(SUPEX, Super Excellent Level)는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을 통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려는 자세를 뜻하는 SK의 경영철학이다.
SK 관계자는 “SK경영진은 그룹의 실질적인 변화를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사적 실행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SK가 신뢰를 회복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윤정 본부장이 지난해 부사장급으로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데 이어 올해도 참석하며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대리급인 선임 매니저로 입사한 최 본부장은 입사 6년 만인 2023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된 최 본부장은 1년 만인 지난해 말에는 그룹 지주사인 SK㈜가 사업 발굴을 위해 신설한 ‘성장지원’ 조직의 담당 부사장까지 맡아 겸직하고 있다.
관련기사
- 李 대통령 만난 이재용 "실용적 시장주의, 기업에 큰 힘될 것"
- 최종현학술원 '기술패권 시대, 흔들리지 않는 과학기술 국가 전략' 보고서 발간
- 최태원, 日 이시바 총리 면담..."한·일 경제협력 확대해야"
- SK바이오사이언스, 유해식물 제거 봉사활동
- SK바이오팜, AI 기반 신약 개발 속도..피닉스랩과 MOU
- SKT "유심교체 오늘 완료…영업 전면 재개는 미정"
- SK 최태원 "'사회적 가치' 거래하자...이윤 창출, 사회혁신 동시 가능"
- "美, 삼성·SK 중국 내 반도체공장 장비 수출 제한 검토"
- SK, AI로 4차 퀀텀 점프...최태원 "AI 활용 외연 확장"
- SK에코플랜트 "임직원 2900여명 상반기 사회봉사 자발적 참여"
- SK바이오팜 작년 재생에너지 사용률 15%↓ 美 라이프사이언스 온실가스 105.5%↑
- SK바이오팜 2분기 영업익 619억원 전년비 137.6%↑
- SK 이천포럼 개막..AI 시대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 찾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