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120억 기부"
한미약품 "임종윤도 100억 이상 기부…눈 먼 욕심버려야"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 인사가 대척점에 있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형사 사건으로 번지며 격화하는 모양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13일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코리그룹은 임 이사가 최대주주인 회사로, 한 대표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인사로 묶인다.
한 대표는 고발장에서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로 송 회장이 설립자이자 실질적으로 운영을 관장하는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20억원에 육박하는 기부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과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가현문화재단에 대한 이 같은 기부행위는 특정인의 사익 추구를 위해 주주총회의 의결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이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 대신 송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기부 행위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형제 측은 9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회신이 이뤄질 때까지 운영비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7일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에서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만일 재단들이 편파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단 본래의 설립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압박을 가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권 행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재단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고발부터 하는 행태에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게 된다”면서 “얼마전 임종훈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엄포가 사실이었다는 점에 경악스럽다”고 했다.
가현문화재단은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선대회장과 송 회장이 한국 사진예술의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공익재단으로, 20년 이상 한미약품그룹의 기부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고발의 실제 주체인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00억원 이상 가현문화재단 기부가 진행됐다”며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을 고발했다 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 먼 욕심 앞에서 비정함도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교롭게도 고발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오늘 북경한미약품에서는 동사회(이사회)가 있었으나, 동사(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임종윤 사장이 뜻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최근 한미약품이 임종윤 사장 개인회사 '룬메이캉'에 대한 감사(일감몰아주기)에 착수해 심적인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세무조사도 받고 있는 등의 어려움도 오늘의 고발에 이르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고발장에 어머니 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함께 거론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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