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3자연합 '이사회 진입' vs 형제 '지배권 확보'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 도입 계획…“머크식 전문경영인 체제로 도약"

(사진 왼쪽부터)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진 왼쪽부터)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2년간 분쟁을 더 끌고 가겠다는 현 경영진(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의 선언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부흥기를 이끌던 한미약품그룹을 성원하는 주주들에 대한 배신이자, 기업 가치 훼손을 2년간 방치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두고 창업주 아들 형제와 분쟁 중인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은 현재의 경영권 분쟁 상태를 2년 더 지속할 것을 암시하는 임종훈 대표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14일 “한미약품그룹을 심각한 존폐의 기로에 놓는 발언”이라고 일축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임 대표는 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정관변경은 불가능하며, 설령 이사진이 5대5 동수로 재편되더라도 현 경영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2025년과 2026년 이사회 인적 교체가 이뤄지는데 그 과정에서 저에 대한 이사회 신임은 더 강력해질 것이고, 2026년 3월이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자연합은 "현 시점에서 한미약품그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영안정화'이며, 또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없어야 한다"며 "3자연합은 특별결의를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니 주주들의 확실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 및 장악을 노리는 3자연합과 이를 저지하려는 형제 측의 기싸움이 치열해져 가는 양상이다.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선 ▲이사 정원을 11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신규 이사 2인(신동국 회장, 임주현 부회장) 선임의 건 등에 대해 표결한다.

3자연합은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특별결의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한다”며 “정관변경 안건을 비롯한 신규 이사 선임이 임시주총에서 통과되면 전문경영인 선임을 위한 절차를 순조롭게 밟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자연합은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 도입의 핵심으로 ‘전문경영인’ 선임을 꼽았다. 3자연합이 추구하는 전문경영인체제는 ‘주주가 지분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이를 위한 밑작업으로 지난해 3월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이사를 선임해 지주사로부터의 독자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송영숙 회장이 신동국 회장과 연합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가겠다 밝힌 바 있다.

3자연합은 세계 5위권의 글로벌 제약기업 머크를 롤모델로 삼았다. 머크는 353년 역사의 가족기업으로, 기본적으로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두 개의 위원회를 운영한다.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의 일원과 머크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로 혼합해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선출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최고경영진이 선임된다. 선임된 전문경영인은 철저하게 독자경영을 추진할 수 있고, 대주주들은 감독 기능을 한다. 1920년대부터 이미 머크 가문 일원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임주현 부회장은 “가족 주주들이 책임지고 회사를 지원하는 머크와 같은 성공적 사례를 참고해 한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3자연합은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전문경영인과 함께 한미의 경영을 신속히 안정시키겠다”며 “특히 소액주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회사와 주주가 모두 함께 발전하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4년 11월 7일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지훈 기자
2024년 11월 7일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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