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제외 계열사 대표들 '한미약품 독립경영' 비판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오너 독재 경영 폐해" 맞공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중인 (왼쪽부터)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중인 (왼쪽부터)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한미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계열사 대표들 간 기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론전에 나선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한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인사들인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이사, 제이브이엠 이동환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박준석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대표는 4일 한미약품의 독립경영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서를 한미그룹 사내망에 올렸다.

이들은 “대주주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의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 기여가 없었고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단순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며 "그룹 내의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가족들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영업 및 신제품, 신약 R&D(연구개발), 글로벌시장 개척 등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달라"면서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 가족분쟁에 기생하며, 편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외부세력은 한미에 필요 없으며,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 및 외부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박재현 한미약품 그룹 대표는 “오너 독재 경영 폐해가 여실히 드러낸 성명”이라며 곧장 반박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더군다나 박준석 부사장과 장영길 대표는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님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기에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투자’라는 탈을 쓰고 서서히 발을 들이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매각 시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묵묵히 본연의 일에 집중하고 있는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외부에서 유입돼 근무한지 반년이 채 안된 일부 한미사이언스 인물이 추진하는 여러 회사 매각 시도 등에 대해 큰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왜 6개월도 되지 않은 계약직 인물 몇 명이 결정해야 하는 것인지, 떠나면 그만인 그들에게 왜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과 3인 연합 중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루게 된다.

이들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3자 연합이 한미사이언스는 물론 한미약품 등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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