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재 12일 만에 정보 공개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잇단 전기차(EV) 화재에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배터리 정보 공개 여론이 거세지자 현대차그룹에 이어 수입차 업체들도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13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전기차 총 8종, 16개 모델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 실명을 공개했다.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이후 12일 만이다.
벤츠는 당초 내부 정책을 이유로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를 꺼렸지만 국내 현대자동차그룹뿐 아니라 BMW 등 수입차 업체에서도 배터리 정보를 전격 공개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사고가 났던 EQE 모델뿐 아니라 최상위 모델인 EQS에도 중국의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하게 됐다.
벤츠가 이날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16종 중 단종 모델을 포함해 3종만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나머지 13개 모델에는 모두 중국 닝더스다이(CATL)와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전기차 화재 이슈의 단초가 됐던 벤츠 EQE 350+는 연식과 관계없이 모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벤츠 EQE 중에선 300 모델)만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350+, AMG 53 4M+, 350 4M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최상위 모델인 EQS는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나머지 모델에는 CATL 배터리가 실렸다.
EQE SUV에선 500 4M은 파라시스, 350 4M은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EQC는 LG에너지솔루션, EQB는 SK온 배터리만 탑재됐다. EQA는 연식에 따라 CATL와 SK온 배터리가 다르게 장착됐다.
벤츠는 “배터리 셀은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모든 전기차 배터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BMW코리아도 전날 밤 한국에 판매 중인 전기차 10개 모델의 배터리 제조사를 모두 공개했다.
BMW iX1, iX3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 나머지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차종은 BMW i4 eDrive40, BMW i4 M50, BMW i5 eDrive40, BMW i5 M60, BMW iX xDrive50, BMW iX M60, BMW i7 xDrive60, BMW i7 M70 등이다.
국내 업체로는 현대차·제네시스·기아가 속한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으로 탑재 배터리 정보를 모두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기아는 레이EV와 니로EV 일부 모델에만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고 나머지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배터리를 사용했다.
현대차, 기아, BMW에 이어 벤츠까지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정보 공개는 확대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국내 주요 완성차 제조·수입차 업체와 함께 전기차 안전 점검회의를 열어 배터리 정보 공개에 대한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160건이다.
연도별 화재 건수는 2018년 3건에서 2019년 7건,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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