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 아파트 사고..충전 중 발화 추정
작년 청라 화재 이어 ‘2년 연속’ 같은 사고

2025년 10월 5일 오전 8시4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15층짜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경기소방재난본부
2025년 10월 5일 오전 8시4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15층짜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경기소방재난본부

[포쓰저널]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가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이번에는 수원시에서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 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입주민들은 한동안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 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 대와 소방관 5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 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 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 16분에 완진됐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렸으며, 주민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고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 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 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올해 9월 기준 60만 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화재 전문가들은 “배터리팩 구조상 한 셀이라도 손상되면 전체 열 폭주(thermal runaway)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온에서 자동 차단되는 방화 설비, 충전기 긴급 차단 스위치, 스프링클러 독립회로 등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벤츠 전기차 모델 별 배터리 내역./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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