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배터리만 쓴 것처럼 속여"

2024년 9월 27일 오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가 입주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벤츠 전기차 차주들이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렸다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4년 9월 27일 오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가 입주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벤츠 전기차 차주들이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렸다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를 낸 벤츠 전기차 와 동일 모델 차주들이 벤츠코리아 등을 상대로 '허위 광고'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에 나선다.

벤츠 측이 전기차 EQE 모델에 모두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 제품을 장착한 것처럼 속여 판매해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8일 벤츠 전기차 차주 20여명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하종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0일 민사소송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8월1일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제기된 첫 소송이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줄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소송 피고는 메르세데스벤츠 독일본사(MBAG),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 한성자동차 등 공식판매대리점, 리스사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이다.

차주들은 사기 및 착오에 의한 매매·리스계약 취소, 허위광고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결함 은폐에 기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2022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는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말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그는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가 어디인지는 차량 구매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며 "벤츠 부사장의 언론 인터뷰로 인해 (현재 벤츠 전기차) 소유자들이 속아서 차량을 구입하거나 리스했다. 이는 기망에 해당한다.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동시에 허위 광고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 보도된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고객에 설명하라는) 딜러 교육자료도 소비자 기망의 증거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벤츠코리아는 평소 딜러들에게 자사 전기차에 CATL 배터리만 사용하는 것처럼 사실상 거짓 교육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 화재 사건 EQE350+ 모델 등에는 글로벌 점유율 10위 내에도 들지 못하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당시 화재는 8월 1일 오전 6시15분경 인천 서구 청라신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EQE350+ 모델 전기차에서 폭발과 동시에 발생했다. 이 불로 인근에 함께 주차돼 있던 차량 80여 대가 불에 탔고 주민 다수가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해당 화재가 '외부 충격에 따른 차량 배터리셀 손상'으로 났을 개연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지난달 20일 내놓은 바 있다.

국과수는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팩 내부의 셀이 손상되며 ‘절연 파괴’(절연체가 특성을 잃는 현상)로 이어져 발화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배터리관리장치(BMS)는 화재 당시 저장 회로가 견딜 수 없는 심한 연소로 파손이 심해 데이터 추출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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