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후 분당사옥서 취임 행사
"고객·역량·실질·화합으로 혁신"
조직 정비·이권 카르텔 불식 등 과제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KT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KT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KT가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하고 ‘김영섭호’를 공식 출범시켰다.

삼성맨 황창규 전 회장에 이어 또다시 외부 출신 KT 최고경영자에 낙점된 김 대표가 '낙하산' 눈총을 극복하고 국가 기간통신사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KT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가장 잘 준비된 기업 중 한 곳인 만큼 리더십만 제대로 발휘되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황금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T는 30일 경기도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사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  대표 취임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 열린 임시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직후 임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 회사의 미래 비전과 경영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취임식에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네트워크부문장 서창석 부사장, 최장복 노동조합위원장, 임직원 약 40명이 참석했다.

KT는 사내방송을 통해 전 그룹사에 취임식을 생중계했다. 

김 대표는 “경영 공백이 길었음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온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며 “지난 4주 동안 KT와 주요 그룹사의 경영진을 만나며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KT는 유무형 자산 외에도 인재, 대한민국 ICT(정보통신기술)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이다.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지속성장 기반을 건실하게 쌓아가면 더 힘차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해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함께 이뤄야 하는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강조한 두 번째는 ‘역량’이다. 고객이 원하는 혁신을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하며 특히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실질’을 꼽았다. 그는 KT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화합’을 제시한 김 대표는 동료로서 상호 존중하는 마음에서 화합이 시작된다며 특히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현장에 참석한 직원 외에도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 그룹사 임직원들과 질의 응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KT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KT 

◇ 체질 개선·이권 카르텔 불식 등 현안 산적

김영섭 대표의 취임으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돼온 KT는 경영 정상화와 함께 체질 개선, 이권 카르텔 불식, 미래비젼 제시 등 환골탈태를 위해 잰걸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임시 주총 전 KT 주요 사업 관련 업무보고를 듣고 현안 파악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 KT 광화문 본사로 출근해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체질 개선과 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 김 대표이기에 경영 공백이 길었던 KT에 대대적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는 경쟁사보다 비대한 조직 구조가 이익 성장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조직 개편과 관한 질문에 김 대표는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되어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관계 출신이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KT를 향한 정부·여당의 '이권 카르텔' 비판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 정부 관계를 설정하는 일도 김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전직 경영진의 배임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고 있어 김 대표의 정무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KT새노조는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현모 체제의 경영카르텔의 비리를 내부 감사하고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며 "일감 몰아주기뿐만 아니라 비서라인, 노사라인 등 광범위한 카르텔이 존재하는데 비리경영진을 엄중 처벌하고 회사에 끼친 피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할 과제도 김 대표의 몫이다.

김 대표는 임시 주총 인사말에서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총까지로 2년 7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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