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최영범 尹 정부 초대 홍보수석 내정
노조 "MB정부 낙하산 재활용 인사도..반복되는 KT 낙하산 논란 끊어야"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2023년 8월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KT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2023년 8월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KT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LG 출신 외부 최고경영자(CEO)인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혁신을 강조하던 KT가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부사장 등 고위급 임원에 검사 출신 3명을 선임한데 이어 주요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자리에 윤석열 정부 초대 홍보수석을 지낸 최영범(61)씨를 내정, 계열사로도 '낙하산' 인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김영섭 대표는 주요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 사장 자리에 최영범씨를 내정한 상태며 조만간 공식 임명할 예정이다.

최 전 수석은 최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해당 심사를 통과하면 2월초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최 전 수석은 동아일보, SBS를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2018년부터 효성그룹 커뮤니케이션 실장(부사장)을 지내다 2022년 5월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에 임명됐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내다 지난해 7월 사임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KT그룹의 전략 사업인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핵심을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다. 연 매출 1조원대로 유료방송 업계 4위다. 

KT스카이라이프 역대 대표들은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경우가 많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 선거 캠프에서 언론특보를 지낸 서동구 전 대표(2005~2008년),  이명박 대선 캠프 방송특보를 지낸 이몽룡 전 대표(2008년),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남기 전대표(2014년) 등이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한상익 교수는 2021년 KT 사외이사를 지냈다.

KT새노조는 전날 논평에서 "낙하산 논란이 계열사로 확대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과거 정권 낙하산 집합소의 오명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KT는 지난해 8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에도 외부 인사로 주요 보직을 채우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KT 임원진. 왼쪽부터 스카이라이프 최영범 대표, KT 이용복 법무실장, 추의정 감사실장, 허태원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KT 임원진. 왼쪽부터 스카이라이프 최영범 대표 내정자, KT 이용복 법무실장, 추의정 감사실장, 허태원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KT는 지난해 11월 김영섭 대표의 첫 임원 인사에서 검사 출신인 이용복 변호사를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달에는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에 검사 출신인 허태원 변호사를, 감사실장(전무)엔 특수부 검사 출신인 추의정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

노조는 "김영섭 대표 선임 과정에서 지원자 비공개 등 투명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KT 내부에서는 빠른 경영정상화와 비리경영진 처벌 등 우선과제를 김 대표가 잘 해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는 좌절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과거 낙하산 인사의 '재활용'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검사 출신 3명을 부사장 등 고위급 임원에 선임한 데 이어 MB특보를 지내고 2013년 KT부사장으로 내려와 낙하산으로 지목됐던 인물을 이번에 다시 부사장에 앉혔다"며 "내부에서는 재활용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다"고 했다.

노조가 언급한 재활용 인사는 임현규 KT 부사장으로 알려졌다. 

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KT 정기임원 인사에서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재영입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홍보 단장을 지낸 임 부사장은 2013년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비즈니스서비스(BS) 추진실 부사장으로 취임하며 KT와 연을 맺었다.

노조는 "이석채 회장 시절 이사회와 계열사 전반에 낙하산이 포진했고 결과는 부실경영과 사상 최초 적자로 이어졌다"며 "김영섭 대표에게 더이상 낙하산 논란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이런식의 낙하산 경영은 결국 김 대표 스스로가 낙하산이라고 자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 대표가 정권의 도구가 아닌 KT의 미래를 위한 CEO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KT 잔혹사로 회자되는 과거 CEO들의 낙하산과 방만경영의 역사를 반면교사 삼아 낙하산 논란을 철저히 차단하고 KT 내부에 혁신과 성장을 위한 비전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KT 관계자는 최 전 수석의 사장 내정과 관련해 "우리는 이와 관련해 알지 못한다"며 "스카이라이프 쪽에 문의하라"고 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최 전 홍보수석의 사장 내정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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