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이현민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이사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다. 구 대표는 '복수 후보' 심사를 이사회에 요청했다.

KT 관계자는 13일 "구현모 대표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차기 대표로 적격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와 함께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사회가 이에 대한 논의 끝에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구 대표의 적격 판정 이유로는 “디지코 KT로의 전환 등 임기기간 동안 쌓아 올린 여러 성과와 실적개선 등이 심사에 반영된 듯 하다”고 했다.

구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요청에 대해 KT 안팎에선 최근 금융권 인사에 정치권 입김이 작동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T의 지분 10.35%를 조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김태현 이사장은 8일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소유구조가 분산된 기업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강화해야 한다며 KT의 현 최고경영자(CEO) 우선 심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소유구조 분산기업은 재벌그룹과 달리 KT나 포스코와 같이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이나 금융지주 등을 의미한다. 

구 대표의 요청에 따라 최종 대표이사 후보는 경선을 통해 3월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는 KT그룹 내부 인사 뿐만 아니라고 외부 인사도 경선에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KT 측에 따르면 경선은 이달 내에 시작될 예정이다.

구 대표는 황창규 전 회장에 이어 2020년 3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앞서 11월 8일 구 대표는 연임 의사를 표명했으며 이에 따라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 우선 심사에 돌입했다.

KT노동조합은 구 대표의 연임을 적극 지지해왔다. 6일에는 “향후 더 큰 도약을 위해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KT노동조합은 KT노동조합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IT 연맹 소속으로 KT 전체 조합원 가운데 99%인 1만6천여 명이 속한 다수 노조다.

다만 KT새노조는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KT새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으로 11월 14일 구 대표와 KT이사회 10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