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식·음료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는 가운데 주류 가격 인상도 시작됐다.

하이트진로는 23일부터 진로와 참이슬(후레쉬·오리지널) 병(360㎖) 및 페트(640㎖, 1.8ℓ)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모두 7.9%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다른 주류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이슬은 출고가 기준 360㎖ 한 병이 1081.2원에서 1166.6원으로 오르며 식당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이 6000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5월 참이슬의 출고가를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45% 오른 후 3000~4000원대의 식당 소주 가격이 4000~50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등의 상승에 따라 다각적인 검토 끝에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으로 소주 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도 예고됐다.

소주 '처음처럼'의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은 "소주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학, 보해양조, 대선주조 등 소주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주정판매는 이달 4일부터 소주의 원액인 '주정' 가격을 2012년 이후 10년만에 평균 7.8% 인상했다. 과세 주정은 200ℓ들이 한 드럼의 가격이 종전 36만3743원에서 39만1527원으로 7.6%, 미납세 및 면세 주정은 한 드럼이 35만1203원에서 37만8987원으로 7.8% 올랐다.

소주 회사들은 대한주정판매에서 산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추가해 희석식 소주를 만들고 있다.

소주 병뚜껑 가격도 올랐다.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 등 병뚜껑 업체들은 1일 소주 병뚜껑의 공급가를 평균 16% 인상했다.

7일에는 빈용기보증금 취급수수료도 올랐다. 환경부는 소주병 취급수수료를 현행 400㎖ 미만 술의 경우 30원에서 32원으로(도매 19→20원, 소매 11→12원), 400㎖ 이상 제품은 34원에서 36원(도매 22→23원, 소매 12→13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소주 제조사가 빈병을 받아오기 위해 지급하는 수수료가 늘어난 만큼 원가 압박의 원인으로 작용됐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도 소줏값 인상을 부추겼다.

맥주와 막걸리 가격 인상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6일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 4월부터 맥주와 탁주에 붙는 세금을 각각 리터(L)당 20.8원, 1.0원씩 올린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최근 몇 년 새 보리값, 알루미늄 가격 등 원재료비가 크게 올라 인상 압박이 있다"며 "현재 가격 인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오비맥주가 4월부터 맥주 가격을 올리면 2016년 인상 이후 6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등 맥주류에 대한 가격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주류업계 관례상 하이트진로도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