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우리를 쓰다 버릴 소모품으로 여겨"

스타벅스 /픽사베이
스타벅스 /픽사베이

 

[포쓰저널] 스타벅스 매장 직원(파트너)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6일부터 트럭시위에 나선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직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은 요구사항을 담은 현수막과 영상을 트럭에 붙여 운행할 예정으로 현재 운행 방식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 앱에는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트럭 시위를 응원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스타벅스의 다회용 컵 무료 제공 행사가 발단이 됐다.

스타벅스가 이날 하루 동안 제조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를 진행하자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 한꺼번에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며 대기시간이 한시간이 넘는 등 스타벅스 직원들의 가중된 업무가 논란이 됐다.

블라인드앱에서 스타벅스 한 직원은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소수 인력이 연일 이어지는 이벤트 등으로 고충이 많다며 아무리 힘들다고 말해도 회사는 우리를 쓰다 버릴 소모품으로 여긴다고 성토했다. 이벤트 행사 당시 어느 매장은 대기 음료가 650잔이 넘었다고 쓰기도 했다.

스타벅스측에 따르면 파트너는 현재 1600여개 매장에 약 1만8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 직원은 2018년 5월 1만4284명에서 2019년 5월 1만7016명으로 2732명이 늘었으나 2020년 5월엔 1만7426명으로 410명 느는데 그쳤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지만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점포 수 증가에 따라 2018년 1조5200억원, 2019년 1조8700억원, 2020년 1조9300억원 등 늘고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 직원의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매장에서 일하는 파트너들은 하루 5시간 일하며 시간당 9천원씩 월 평균 130만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르바이트가 아닌 전원 계약직으로 급여가 낮은 대신, 신세계그룹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계열사 직원 할인, 대학 등록금 지원, 하루 음료 2잔 제공 등의 혜택이 전부다.

스타벅스 직급은 파트너-수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근무 시간은 파트너 5시간, 수퍼바이저 7시간, 부점장 및 점장 8시간이 기본이다. 부점장, 점장의 월급은 평균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파트너에서 슈퍼바이저가 되기까지는 평균 2~3년 정도 걸린다. 수퍼바이저가 되면서부터는 매출 압박으로 견디기 힘들어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많다. 정년 60세에도 스타벅스 매장에 나이든 중장년 직원이 없는 이유다.

 

강도 높은 감정노동 문제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스타벅스 노동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 전체 사업장에서 노동자 613명이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2016년 172명에서 5년 만에 네배 가까이 늘었다. 송 데이비드호섭  대표는 관련해 지난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전직 스타벅스 고위 직원은 “나름 직원 만족도 있고 비전도 주는 직장인데 스타벅스의 기업문화와 각국의 근로제도가 미스매치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반복되는 것 같다”며 “요즘 가장 큰 리스크가 직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고객을 먼저 챙기고 월급 외에도 이벤트 설계시 반드시 직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예상 외의 고객분들의 많은 호응으로 파트너들의 업무에 애로 사항이 있었다”며 “파트너들의 의견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되돌아보고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데이비드호섭 대표가 2020년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데이비드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2020년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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