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상반기 운용수익 6924억…30대는 7797억 원
환원율 3분의 1 불과…“은행보다 최대 4배 넓은 마진폭”

30대 증권사 2025년 상반기 고객예탁금 운용 수익 및 이용료 지급액 현황./자료=김용만 의원실, 금융감독원
30대 증권사 2025년 상반기 고객예탁금 운용 수익 및 이용료 지급액 현황./자료=김용만 의원실, 금융감독원

 

[포쓰저널] 올해 상반기 국내 상위 10대 증권사가 투자자 예탁금 운용으로 6924억 원의 수익을 거뒀으나, 애초 돈을 맡긴 투자자에게 지급된 건 수익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의 예탁금·신용융자 금리 구조가 은행 대비 최대 4배 이상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이후 주요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및 신용융자 이자율 현황’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 자본총계 상위 10개 증권사는 올 1~6월 총 6923억5200만 원의 예탁금 운용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투자자에게 지급된 예탁금 이용료는 2230억3900만 원으로 환원율은 32.2%에 그쳤다. 

전체 수익의 3분의 2 이상을 증권사들이 가져간 셈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상반기 예탁금 운용수익이 가장 많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1305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중 237억원을 고객들에게 예탁금 이용료로 지급했다. 환원율은 18.21%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도 상반기 운용수익금이 각각 1241억원, 1094억원으로 1천억원을 넘겼다. 이들의 환원율은 각각 31%, 33%로 미래에셋증권보다는 높았지만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은 291억원의 운용수익 중 149억원을 지급해 환원율 51%로 10대 증권사 중에는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수익금 792억원 중 329억원을 지급, 환원율 41%대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KB증권도 환원율이 37~38%로 평균을 상회했다.

상위 10개사를 넘어 자본총계 기준 30대 증권사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상반기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은 7797억 원, 지급된 예탁금 이용료는 2592억 원으로 집계됐다. 

환원율은 33.3%로 대형사 집계와 큰 차이가 없었다. 

대형사뿐 아니라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예탁금 수익의 3분의 2를 증권사들이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음을 보여준다.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율은 1.26%로, 현행 기준금리(2.5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자금을 운용해 거둔 이익의 상당 부분을 증권사가 흡수하면서, 고객에게 돌아가는 이자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용융자 금리는 여전히 고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신용융자 평균 금리는 180일 초과 장기 기준 9.37%, 단기(1~7일)는 5.08%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 금리는 지난해(5.03%)보다 소폭 상승해 투자자 부담이 더 커졌다.

은행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한국은행의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1.8%포인트(p)였던 반면, 증권사는 예탁금 이자율(1.26%)과 장기 신용융자 금리(9.37%)의 차이가 8.11%p에 달했다. 

단기 신용융자와 비교해도 3.8%p 차이로, 은행보다 2~4배 넓은 마진폭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공시 기준’을 강화하고,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연동하는 기준을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김용만 의원은 “증권사 간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예탁금에는 기준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주고, 신용융자에는 고금리를 매기는 구조가 고착됐다”며 “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해 예탁금 이자율 공시 강화 등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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