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국내 철근 업계 1, 2위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8월까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산 저가 제품의 물량 공세, 미국발 관세 압박 등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42일간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 철근공장 가동을 멈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도 지난달 29일부터 17일간의 일정으로 여름철 대보수를 이유로 셧다운 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4월에도 시황 악화를 이유로 인천 철근공장 전체 가동을 중단했다.
동국제강은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 생산을 멈춘다. 단일공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연 220만t)인 동국제강 인천공장이 멈추는 건 1972년 공장 가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생산 중단은 기존의 공장 셧다운과는 다른 성격"이라며 "예정된 공장 보수를 위해 42일간 공장을 돌리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대규모 설비 보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시장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감산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철강업계는 국내 업체들의 연간 생산능력이 1246만t에 달하지만 올해 수요는 673만t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 능력은 넘쳐나지만, 건설 등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착공 면적은 7931만㎡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7519만㎡)과 비슷했다. 최근 10년(2015~2024년)간 평균 착공 면적(1억1800만㎡)과 비교하면 67% 수준이다.
올해 4월과 5월 하도급공사 계약액은 보합, 원도급공사 계약액은 각각 3.5%와 10.5% 감소했다. 원도급이 줄었다는 것은 새로운 대형 공사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철근 수요 부진으로 직결된다.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제철은 1분기 1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458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졌다.
동국제강은 작년 4분기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가 올해 1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흑자폭은 43억원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