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상증자 3.6조→2.3조..1.3조, 제 3자 유증 통해 조달
"2028년까지 11조원 투자..2025년 매출 30조원, 2035년 70조원 달성"

[포쓰저널=송신용 기자]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사장)이 최근 논란이 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과 관련해 "부족했던 부분들이 많았다"며 "이번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통 강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 사장은 8일 중구 한화빌딩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총수 일가의 승계자금 마련 목적이라는 논란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2월 10일 공시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회사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사 온 거래와 3월 20일 3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발표는 시점이 우연히 인접한 것으로 전혀 다른 사업적 의사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 2월 10일에 승계 문제로 비화하거나 논란이 있었다면 저희가 유상증자에 고려를 많이 했을 텐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의) 주가가 팍팍 올라가서 잘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며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를 전혀 다른 의사결정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회사의 "유상증자가 총수 일가의 승계 문제로 비화하자 김승연 회장이 최근 ㈜한화 지분 증여와 이번 유상증자 구조 변경 등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했다.
안 사장은 "아무리 경영적으로 옳은 길이라 해도 주주, 시민단체, 정치권, 정부 당국의 지지를 받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한화에너지 등 3사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이사회 결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21일 또는 그 직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사장은 한화오션의 지분 매수 대금이 김 회장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매입한 이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일체성을 통한 시너지 강화로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시너지로는 "회사가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우량한 신용등급을 통한 해외 고객 설득,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패키지 제공 등으로 한화오션의 수주 경쟁력을 극대화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은 BBB+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AA-"라며 "지난해 하반기, 한화오션은 호주 신형 호위함 11척(약 10조원)에 달하는 수주전에 실패했다. 경쟁사는 정부지원과 종합 솔루션 제공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수주에 성공했다"고 했다.
안 사장은 "폴란드, 사우디, 캐나다 잠수함 사업도 긍정적 기대가 어려웠다. 한화오션의 상대적으로 부실한 신용등급과 유럽 정부의 지원을 받고있는 경쟁사 고려시 단순 제품 성능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수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차액인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2월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에 주식(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가게 된다.
이 방식이 확정, 실행되면 김동관·김동원·김동선 등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없이 참여하게 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지분 매입을 결정한 이유로 "회사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높여 해외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안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호주 신형호위함 11척 수주에 실패했다면서 그 이유가 최대주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별도 기준)의 지분율이 23%밖에 되지 않아 모회사의 지원이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비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른 주주가 아니라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의 한화오션 지분을 사 온 이유에 대해서는 "계열사가 한화오션 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예상되는 한화오션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또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율은 현재 약 34%에서 약 36%로 2%포인트(p)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에너지 등 3사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할 지분율은 4%가 조금 안 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안 사장은 "방산사업 현지화와 조선·해양·에너지 분야 투자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가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방산분야 및 조선해양에너지 분야에 11조원의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2025~2028년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2025~2028년 투입될 11조원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2조3000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검토 방안 1조3001억원, 영업현금흐름 회사채 발행, 금융권 차입 등 7조4700억원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그는 2028년까지 중장기적으로 11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 투자 6조3000억원,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1조5600억원, 국내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 2조2900억원, 항공우주산업 투자 9500억원을 제시했다.
유상증자로 마련할 자금을 제외하고 남는 약 7조5000억원의 투자금은 회사채 발행과 금융권 차입,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방산부문은 △동유럽 천무 유도탄 조인트벤처(JV) △사우디 국가방위부 JV △미국 탄약 스마트팩토리 △무인기 체계와 엔진 시설 구축 △유럽 유도탄, 탄약, 지상장비 거점에 투자한다.
조선·해양·에너지 부문은 △북미 액화천연가스(LNG) 액화 터미널 △LNG 트레이딩 사업 진출 △해운 JV설립 △해상 풍력 설치선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투자 자금은 R&D,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 항공우주산업과 공유한다.
연구·개발(R&D)은 △수출형 지상장비와 유도탄 개발 △ESS(에너지저장장치), 첨단항공엔진, 무인기, 인공지능(AI) 등 청담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지상방산 인프라는 △MCS 스마트팩토리 △생산능력 구축과 스마트 제조 인프라에 투자한다.항공우주산업은 항공엔진 생산 증대, 우주발사체 추진체 탱크 공장, 항공우주 사업 인프라에 투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3조원, 매출 30조원, 시가총액 3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안 사장은 "2035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를 달성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3조6000억원 규모의 국내 자본시장 사상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한 직후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폭락했다.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장 대비 13.02% 떨어진 6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15.79% 폭락해 60만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8일 오후 2시 20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8.57% 오른 69만7000원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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