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흑자 내면서 웬 유상증자" 실망 매물

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되는 국제방산전시회(IDEX) 2025에 참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부스.
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되는 국제방산전시회(IDEX) 2025에 참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부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한화 그룹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실망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장 대비 13.02% 떨어진 6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5.79% 폭락해 60만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한화(-12.53%), 한화시스템(-6.19%), 한화솔루션(-5.78%), 한화비전(-4.28%), 한화갤러리아(-3.40%), 한화생명(-2.80%), 한화오션(-2.27%), 한화손해보험(-2.03%), 한화투자증권(-1.15%) 등 한화그룹 주 전반이 동반 폭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날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영향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시장 '톱 티어' 도약을 노린 선제적 투자 자금 확보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해외 지상 방산, 조선해양, 해양 방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방산 호황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조7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2조8000억원, 3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2년간 추가로 6조원대 영업이익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희석이 동반되는 초대형 증자 카드를 갑자기 꺼낸 것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증권가에서는 투자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증시에 미칠 파장에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간 설비투자(캐펙스·CAPEX)는 2025년 연결 영업이익 3조5000억원과 이후 꾸준한 이익에서 충분히 조달 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투자 당위성은 공감하지만 유상증자를 자금 조달 방식으로 택한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손익과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이번 증자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 주가가 연초 대비 121% 급등한 만큼 이번 증자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추가적 상승 여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지분 투자 대상과 예상 효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며 그때까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회사가 넘어야 할 산은 매출 증가율을 넘어서는 수주잔고 성장률”이라며 “대신 유상증자를 통한 M&A(인수합병)로 장기 성장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투자자 우려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날 다올투자증권, 삼성증권, DS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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