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도 미국행

[포쓰저널=문기수·이현민 기자] 20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내 정·재계 인사들이 속속 방미길에 오르고 있다. '취임식 외교'로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강화의 물꼬를 틀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 김범석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호텔에서 개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한국 관련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주니어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정부 인사 50여명을 비롯해 200명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트럼프 2기 정부의 주요 장관 지명자와 만나 한국, 대만,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쿠팡의 직접투자 및 사업환경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만찬, 무도회에도 참석한다.
미국 쿠팡Inc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임원으로 있었던 알렉스 웡은 지난해 11월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발탁된 바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8월 쿠팡Inc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에서의 공공외교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 설립된 쿠팡Inc는 한국 쿠팡의 모기업이다. 한국 쿠팡에서 취임식에 참석하는 인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지희씨와 함께 미국에 입국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국내 정·재계 유일한 인사다. 취임식 전 트럼프 당선인과 두 번째 면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18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식 때 주요 인사를 만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트럼프 주니어가 많이 소개해줄 걸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취임식 전후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주니어와 다수의 일정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지나달 17일(현지시간)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5박 6일 체류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대면해 상당 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다만, 취임식에서의 트럼프 취임인과의 면담 계획에 대해선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일정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 회장은 전용기편으로 곧바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행사가 열릴 워싱턴DC로 건너가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취임식에 참석한 뒤에는 VIP만 입장할 수 있는 취임 축하 무도회도 부부 동반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을 추진한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에서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장재훈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식 전 만찬에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해 주목받았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한미친선협회의 추천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허 회장은 취임식을 계기로 한국 경제에 관심이 많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교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 파리바게뜨는 2005년 미국에 진출한 이래 매장 수를 200여개로 확대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빌리슨시에 1억6000만달러(약 2334억원)를 투자해 제빵공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재계 미국통인 류진 회장은 공화당 중에서도 부시 가문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한미친선협회 추천으로 취임식 초청장을 받았다. 우 회장은 8년 전 트럼프 1기 취임식에도 초청돼 참석한 바 있다.
여·야 정치인들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대거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로 구성된 7명의 방미단도 18일 출국했다. 방미단은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을 비롯해 김기현·윤상현·인요한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정식·김영배·홍기원 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외통위원장과 여야 간사만 참석한 2017년 1월 트럼프 1기 취임식 때와 비교해 방미단 규모가 다소 커졌다.
이들은 22일까지 미국에 체류하며 트럼프 정부 인사들과 북핵 문제·한미 동맹 등 외교·안보 현안과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 반 홀렌 상원 외교위원, 영 김 하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등과의 만남 등이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강민국·조정훈·김대식 의원이 당 차원의 방미 외교단을 꾸려 워싱턴 DC를 찾는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도 개별적으로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식에 초청받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초청됐으나 전날 개막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 불참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