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국감 증인 출석 강호동, 과다연봉·셀프연임·보은인사 등 질타
농협유통·하나로마트 적자, 비정규직, 농협경제지주 구매권 독접 등 지적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과다연봉 논란에 대해 월급값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연임에 대한 생각은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강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의 잇단 금융사고와 관련해 특단의 대책을 통해 신뢰 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 회장은 과다연봉 지급, 낙하산 인사, 셀프 연임 등 그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오전 국감에서는 강 회장의 이중 급여 문제와 퇴직 공로금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박덕홈 국민의힘 의원 등은 강호동 회장의 과다 연봉 논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농민신문사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강 회장은 농민신문사에서 대표 이사 급여 1억 9100만원을 받고있는데 120%의 성과금까지 받으면 2억 2920만원을 받게 돼 최대 8억 1020만원을 받게 되며 임기를 마치고 나면 퇴임공로금까지 받게 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세금을 떼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연봉에 대한 부분은 심려를 안 끼쳐드리게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월급값을 꼭 다하겠다는 각오로 농협중앙회장 직을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3월 강 회장의 취임 이후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등에 선거를 도운 캠프 출신 인사가 대거 들어온 점을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들 모두가 캠프 출신이라기 보다는 나와 마음을 나눈 분들이다”고 답했다.
농협이 중앙회장 연임을 추진하고 내부 사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8월부터 농정협력위원회라는 내부 조직을 만들고 중앙회장 연임을 위한 농협법 개정 추진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연임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며 “7월 업무보고 당시 셀프 연임 관련 농협법 개정 추진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 역시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오후 국감에서는 농협의 양대 유통 조직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6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로마트가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에서 밀리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동호 농협유통노동조합 위원장은 “3년 전 경제지주에서 일방적으로 사업 구조 개편이 단행되면서 부분 통합이 이뤄졌다”며 “이후 2년간 대규모 적자를 겪으면서 올해부터 자본잠식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누구의 책임을 떠나서 회사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 조합원들은 지난해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정년을 4년이나 줄이는 명예퇴직제와 3년간의 임금을 50%나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등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병진 의원은 강 회장을 향해 “2022년 농협중앙회의 영업이익울은 40%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유통회사의 적자는 1000억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농협경제지주는 구매권을, 유통 계열사는 판매권을 담당하고 있는데 구매권과 판매권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농협경제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진보당‧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주최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농협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농협의 유통구조가 농민과 소비자, 노동자를 위한 방향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농협경제지주가 구매권을 독점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통합되는 농협 유통회사의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 바 있다.
농협유통의 계약직 확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농협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비정규직 확대를 언급한 바 있다”며 “이런 발상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가 많으며 농협은 이에 대한 인식 전환이 매우 시급하다”며 강 회장에게 충고했다.
농협의 고금리과 연이은 금융사고에 대한 질타도 계속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농민들 중 신용불량자가 1만1645명 이상이며 연체율은 3조5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농민들의 신용불량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가 농협의 고금리에 기인한다고 본다”고 했다.
강 회장은 “농가 부채 부분은 정부 정책과 연결이 돼야 할 사항”이라며 “지역농협의 활성화라든지 여러 가지 농업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농협은행에서 올해만 총 4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도 "연이은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그는 "사고 농축협은 자금지원제한 등 관리를 강화하고 계열사는 내부통제 개선과 프로세스 재정립 등 특단의 대책을 통해 신뢰 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