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법원에 500쪽 분량 상고이유서 제출
양측 초호화 법률대리인단 꾸려 화력 집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연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2심 판결의 핵심인 '노태우 지원설'을 논박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상고이유서를제출했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최 회장 대리인인 법인법인 율촌 및 홍승면 변호사는 노 관장과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 특별3부에 전날 각각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6월 20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이후 약 한 달 보름만이다.

향후 노 관장 측이 답변서를 제출하면 대법원 심리가 본격 진행된다.

최 회장 측은 상고이유서에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메모의 진위 ▲6공 특혜로 SK가 성장했다는 논란 ▲재산분할 산정근거에 있어 '치명적 오류' 등의 내용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고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건넸다고 하는 비자금 300억원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선대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선경(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했다. SK그룹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관장의 기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1991년 약속어음과 메모를 그 근거로 들었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대한 진위를 다툴 계획이다.

6공화국 기간 동안 노 전 대통령이 유무형적 지원을 했다는 '6공 특혜' 논란, 최 회장이 2018년 친족들에게 증여한 SK 지분까지 재산분할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반박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주당 1000원으로 사후 경정(정정)한 것도 치명적 오류로 보고 있다.

앞서 항소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은 이에 불복해 6월 20일 상고했다.

상고심은 법률심이어서 서면 제출 위주로 진행되지만 예외적으로 당사자를 상대로 한 변론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번 건은 '세기의 이혼소송'이라 할 만큼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 액수가 큰 데다 국내 2대 재벌인 SK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대법원도 상당한 숙고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노소영 양측의 상고심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최근 홍승면(60·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한때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홍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일하다 2월 퇴직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51·28기), 민철기(50·29기), 이승호(49·31기) 변호사 등도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이들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이고, 김성우(55·31기)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사건 전문법관 출신으로 가사 분야 전문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변호사들의 면면을 볼 때 최 회장 측은 대법원에서 법리 다툼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맞서 노 관장 측도 1일 법무법인 하정에 소속된 최재형(68·13기)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68·13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언론 보도를 통해 노 관장의 소송 내용을 알고 있었고 최근 노 관장으로부터 상고심 수임 요청을 받았다"고 경위를 밝혔다.

그는 "판결문을 검토하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그러한 노력이 법적으로도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이 건강한 사회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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