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재판부, 이례적 반박 보도자료
"SK 주식 상승, 최 회장 기여 더 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최태원(63)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2)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의 재산 증식 부분에 대해 잘못된 계산으로 판결문을 수정한 항소심 재판부가 18일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 “계산 상 오류가 있었지만 재산분할 비율 등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밝혔다.
항소심 변론 종결 시점인 올해 4월 16일 SK(주)의 주식가격 16만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 회장의 성장 기여는 160배가 되고, 이는 최종현 선대회장 시기의 125배보다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 측은 전날 최 회장의 SK(주) 성장 기여가 35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이날 '언론사 설명자료-17일자 판결경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판결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가 나중에 발견돼 이를 사후에 경정함으로써 번거롭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혼소송 판결의) 구체적인 재산 분할비율 등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판결의 경정이란 판결 과정에서 단순 계산 착오나 표현 오류를 고쳐 다시 내는 것을 말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 측이 전날 '치명적 오류'라고 지적한 부분을 수정한 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 회장 측의 지적을 일일이 반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은 최 회장 명의 재산형성에 함께 기여한 원고 부친(최종현 SK 선대회장)·원고(최태원)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올해 4월 16일 기준 SK(주) 주식의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전날 대한텔레콤(SK C&C 전신)의 1998년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한 판결문 오류를 수정해 당시 주가를 1000원으로 바꿨다.
대한텔레콤은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자 1998년 5월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수정한 바 있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의 판결문 수정 직후 입장자료를 통해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고 반발하며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가 수정됐으니 1조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 판결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2009년 11월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며 항소심 변론 종결 시점인 올해 4월 16일 SK(주)의 주식 가격(16만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최종현 선대회장 사후 SK(주) 기업 가치는 160배 성장한 것이 된다.
재판부는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에 따른 주식 가치의 상승과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 가치의 상승을 비교해 각각 125배와 160배로 비교 대상을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5보다 160이 크기 때문에 최 선대회장에 비해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의한 기여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SK그룹 성장에 무형적 기여를 했다는 판단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극히 모험적이고 위험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던 배경은 사돈 관계였던 노 관장의 부친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룹 경영의 보호막 내지 방패막으로 인식해 결과적으로 성공한 경영활동과 성과를 이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기여를 한 것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를 토대로 한 재산 분할 비율 65(최 회장)대 35(노 관장) 등의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