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HD급 영화 230편 1초 만에 처리"

HBM3E /사진=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의 최첨단 5세대 버전인 'HBM3E' D램 양산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시작한다.   

19일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인공지능)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처음으로 양산해 3월 말부터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엔비디아에 납품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H2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HBM3E(24GB 8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이는 엔비디아의 인증을 받기 위한 자체 양산이다.

실제 납품을 위한 대량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다. HBM3E는 HBM3의 확장버전이다.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 공급하게 됐다”며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중 연결하는 식으로 반도체 패키지가 구성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AI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반도체 성능에 대한 요구 수준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HBM3E는 이를 충족시켜줄 현존 최적의 제품이 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HBM3E는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

초당 최대 1.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는 FHD(Full-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AI 메모리는 극도로 빠른 속도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발열 제어가 관건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신제품에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 류성수 부사장(HBM Business담당)은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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