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 진출 선언 2년 10개월만에 실차 출시
WSJ "애플 뛰어들기전 전기차 시장 선점한다는 전략"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이 2023년 12월 28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내년 초 출시할 자사의 첫 전기차 SU7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이 2023년 12월 28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내년 초 출시할 자사의 첫 전기차 SU7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가 자사의 첫 전기차를 공개하고 글로벌 5대 자동차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놓으며, 수년째 전기차 출시 공회전만 하고 있는 애플과의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애플이 개발중인 전기차 일명 ‘애플카’의 경우 상용화 시점이 불투명하고 전기차 시장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실제 출시 뒤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샤오미는 2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내셔널컨벤션센터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내년 초 출시할 자사의 첫 전기차 ‘SU7’을 공개했다.

SU7은 샤오미가 3년여간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 넘게 투입해 개발한 첫 전기차다.

2021년 3월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약 2년 10개월만이다.

이날 SU7의 가격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중국 자동차 업계는 20만~30만위안(약 3600만~5400만원)선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이쥔 샤오미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발표회에서 “향후 15~20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 계획에는 포르쉐와 테슬라에 필적하는 드림카를 만드는 것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동차(SU7)는 이미 소량 생산 중”이라며 “수개월의 검증을 거쳐 시장에 곧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U7은 탑재 배터리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 거리가 최대 668㎞(415마일)인 모델과 최대 800㎞를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이다.

테슬라 모델S의 650㎞ 보다 주행 가능 거리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SU7의 배터리는 73.6㎾h 또는 101㎾h 용량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 트림은 최고 출력 295마력, 고성능 트림은 최고 출력 663마력을 발휘한다.

기본 트림은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고성능 트림은 CATL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된다.

샤오미는 SU7을 내년 초 중국 내에서 우선 판매한 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인 화웨이도 샤오미에 앞서 자체 브랜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를 공개했다.

화웨이는 2021년 자동차 제조사 세레스와 손잡고 고급 SUV 전기차 모델 '아이토(AITo)'를 출시했고 3월에는 중형 SUV '아이토 M5'를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스마트 자동차 사업 구축을 위해 창안자동차와 새로운 합작 벤처 설립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로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 등에 집중하고 차량 생산은 제조 협력사에 맡기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국 IT업체들의 약진에 이미 10년전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놨던 애플의 전기차 행보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애플은 당초 2025년 출시를 목표로 두고 애플카의 차량 설계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여러 차례에 걸쳐 늦춰졌다.

WSJ는 “애플이 (연구개발을 시작한 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애플카를 선보이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주요 경쟁사들이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샤오미와 화웨이는 중국에서 애플과 스마트폰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두 중국 회사는 자사 스마트폰 고객의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고 애플이 뛰어들기 전에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자체 전기차를 출시한 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기술력을 인정받을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WSJ는 "애플이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은 중국, 대만에 있는 애플의 공급업체들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아이폰 제조사가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심한다면 파트너들과 기술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WSJ는 애플카 협력 파트너로 아이폰 조립업체 럭스웨어와 폭스콘을 꼽으며 “애플이 실제로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면 다양한 협력사들과 협업 기반을 갖춰내는 데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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