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LG엔솔 점유율 0.9%p↑
SK온 1.4%p↓·삼성SDI 0.5%p↓
중국 비야디, LG제치고 2위 등극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업체들의 맹위에도 불구하고 1~8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1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1∼8월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BEV·PHEV·HEV)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429.0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288.1GWh)에 비해 48.9%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60.9GWh로 전년동기 대비 58.5% 증가했다.
글로벌 점유율은 14.2%로 전년동기(13.3%) 보다 소폭 늘었다.
다만 중국 비야디(BYD)의 성장세 밀려 1년 전에 비해 글로벌 점유율은 한 단계 내려앉으며 3위를 기록했다.
SK온과 삼성SDI도 성장세는 지속했지만 점유율은 중국 업체들에 밀려 하락했다.
SK온 배터리 사용량은 21.7GWh로 전년동기 대비 16.5%, 삼성SDI는 17.6GWh로 32.4% 각각 성장했다.
SK온의 글로벌 점유율은 5.1%로 전년동기(6.5%) 대비 1.4%p 감소하며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5위에 랭크됐다.
삼성SDI는 점유율 4.1%로 전년동기(4.6%) 대비 0.5%p 줄었다. 점유율 순위는 중국 중촹신항(中創新航·CALB)에 추월당해 7위로 한 단계로 밀려났다.
SNE리서치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3.4%로 전년동기 대비 1.0%p 하락했지만 배터리 사용량은 3사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들의 판매 호조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 ID. 3/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들의 판매 호조가 이어져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메르세데스 벤츠 EQA/B의 견조한 판매량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최근 포드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증가 소식과 함께 판매량 또한 증가하면서 SK온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SNE리서치는 전망했다.
삼성SDI는 주력 모델인 BMW i4/i7/iX와 아우디 Q8 이트론, 리비안 R1T/R1S/EDV, 피아트 500이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닝더스다이(CATL)는 점유율 36.9%로 전년동기(35.6%) 보다 1.3%p 상승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CATL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사 중 유일하게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CATL의 1~8월 배터리 사용량은 158.3GWh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54.4% 성장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CATL은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전년동기 대비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
CATL 배터리는 MG ZS, MG-4, 광저우자동차 아이온 Y, 니오 ET5와 같은 중국 내수 시장의 주력 승용 전기차 모델들 외에도 테슬라 모델 3/Y, BMW iX, 메르세데스 벤츠 EQS 등과 같이 전 세계 주요 전기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의 차량에도 탑재되고 있어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SNE리서치는 설명했다.
BYD는 사용량 68.1GWh로 전년동기 대비 87.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점유율 15.9%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공급망관리)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약 2배의 성장을 보였다고 SNE리서치 측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중국 외 아시아, 오세아니아와 유럽지역의 주력 모델인 Atto 3(Yuan plus)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CALB는 배터리 사용량 20.0GWh로 전년동기 대비 69.0% 성장률을 보였다. 점유율은 4.1%에서 4.7%로 오르며 삼성SDI를 밀어내고 6위에 올랐다.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8~10위도 EVE, 궈시안(Guoxuan), 산와다(Sunwoda) 등 모두 중국업체들이 각각 차지했다.
EVE는 배터리 사용량 9.2GWh를 기록하며 142.8%의 성장률을 보였다. 점유율도 2.1%로 전년동기(1.3%) 대비 0.8% 증가했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든 파나소닉은 점유율이 7.7%에서 7.1%로 소폭 하락했지만 4위를 유지했다. 배터리 사용량은 37.36GWh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7.3% 성장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년동기 대비 급격한 판매량 증가를 보인 테슬라 모델 Y가 파나소닉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마쯔다의 차량에도 파나소닉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고 양사 간 확대 공급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떠오르자 다수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며 "각국의 무역 장벽으로 LFP 배터리에 강세를 보이는 중국 업체들의 직접적인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3사의 LFP 배터리 전략에 따른 시장 점유율 변화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