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원유가 리터당 58원 추가 지급"
유업계 “우윳값 인상 위한 신호탄” 반발
농축산부 "용도별 차등가격제 조속 도입"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 서울우유가 정부 협상 도중에 원유가를 사실상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 서울우유가 정부 협상 도중에 원유가를 사실상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낙농가에서 들여오는 원유 가격을 사실상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정부가 원유에 대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조속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제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농가와 유업체를 대상으로만 정부가 정책 지원을 한다고도 했다.

협상 진행 중에 독단적인 행동을 한 서울우유가 유업계는 물론 정부 부처에도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는 모양새다.

서울우유가 원가 인상에 따른 시중 소비자가도 높힐 가능성이 있어 가뜩이나 줄어들고 있는 우유 소비 감소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우유가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에 앞서 원유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낙농진흥회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희망하는 조합 및 유업체를 중심으로 해당 제도를 조속히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행 원유 가격 책정 방식인 '생산비 연동제' 대신 '음용유'와 '가공유'를 구분해 원유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요 요인을 반영해 원유 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농식품부는 "이번 서울우유의 가격 결정은 원유의 공급자인 낙농가와 수요자인 유업체가 자율적으로 시장수요, 생산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 정부지원 없이 구매 가능한 범위에서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더라도 서울우유가 자율적인 가격결정을 한 만큼, 서울우유에 의무적으로 해당 제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농가와 유업체를 대상으로만 정책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낙농제도 개편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낙농가에 대한 지역 설명회가 마무리되는 만큼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와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어 제도 개편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세부 실행방안 마련과 원유가격 협상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우유는 16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축산농가에 월 30억원 규모의 ‘목장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목장경영안정자금은 서울우유에 원유를 공급하는 낙농가에 리터(L) 당 원유값 58원을 보전해 주는 데 사용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사료 가격 급등으로 생산비가 올라 농가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목장경영안정자금 지원은 조합원을 돕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가 이날 밝힌 입장에 대해선 “정부의 정책에 대해 따로 밝힐 내용은 없다”면서도 “추후 낙농진흥회 가격산정체계(용도별 가격차등제)가 결정되면 이를 준용할 것”이라고 했다.

유업계에서는 낙농가에 대한 서울우유의 이번 지원이 사실상 원유가 인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월 30억원을 지원한다는 건 30억원의 손실이 생긴다는 의미로 1년으로 치면 360억원이다”며 “서울우유의 이번 지원이 진정 농가를 돕기위한 행동일 지 우웃값을 올리기 위한 신호탄일 지 여부는 조만간 알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우유는 우유 판매가 인상 여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원유가가 L당 58원 인상되면 우윳값은 L당 100~150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유가가 L당 41원 오른 지난해 유업체들은 100원 안팎으로 우윳값을 인상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용도별 가격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낙농제도 개편을 위해 낙농진흥회를 중심으로 낙농단체·유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낙농단체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강하게 반대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상호 간에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고 낙농협회 역시 완강한 태도로 일관하며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우유 원유가격 인상 /연합뉴스
서울우유 원유가격 인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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