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사옥 앞에 고 정우형씨 분향소 마련
사측 "고인과 유족에 애도...다른 입장 없어"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전국삼성전자서비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삼성 해복투)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서 해고당한 뒤 복직 투쟁을 하다 숨진 고(故) 정우형(55)씨의 분향소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차리고 사측의 사과와 배상 등을 요구했다.
17일 오전 삼성 해복투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의 노조 파괴 공작으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죽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노사 상생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우형씨에게는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조파괴공작으로 인한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 원직 복직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안양근 삼성 해복투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우형 열사는 2일 이 부회장에게 ‘나는 노조파괴공작의 피해자’라는 제목으로 해고자 복직을 통해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등기로 보냈지만 이 부회장은 서신을 수취 거부했다"며 "고인은 서신을 돌려받은 후 죽음으로 이 부회장에게 항거하고자 자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2020년 5월에 한 대국민 사과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당시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자신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 위한 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정 열사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삼성의 노조파괴공작은 끝나지 않았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과 삼성은 해복투의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았고 해고자들은 여전히 길 위에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던 정씨는 노조원으로 활동하며 해고를 쉽게 하는 취업규칙 개정에 저항하다가 2015년 5월 해고됐다. 이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1인 시위와 도보 행진 등을 하며 사측의 사과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경기도에 있는 가족을 떠나 홀로 전북 장수로 내려와 생활하던 중 12일 오후 7시 20분경 장수군 번암면에 위치한 자신의 개인사업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고인과 유족분들께 애도를 표하는 것 외에 다른 입장은 없다”고 했다.
해복투는 정씨의 유족과 함께 '정우형 열사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사과와 배상을 받을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