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에 전기 느껴진다' 신고받고 수리 중 사고
콘센트 안뽑은 상태서 물 튀어오르며 감전된듯
노조 "실적 압박심해 감전 위험 불구 작업 강행"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삼성전자 세탁기에서 '전기가 느껴진다'는 고장 접수를 받고 출동한 삼성전자서비스 소속 40대 수리 기사가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제품은 2015년형 삼성 하우젠 버블 드럼세탁기(모델명 wd19j9600kg)다.

삼성전자 측도 감전사로 인한 사고인 건 인정했지만 세탁기에 누전이 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3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양천디지털센터 소속 수리기사 윤모(44)씨가 28일 오후 1시30분께 세탁기에서 전류가 느껴진다는 고객의 신고을 받고 양천구에 있는 고객의 집을 찾았다 사고를 당했다. 윤씨는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 관계자는 "사건 당일 고인은 '세탁기에서 전기가 느껴진다'는 고장 접수를 받고 고객 집을 방문했다 세탁기를 움직이는 과정에서 세탁기 뒷부분의 급수 밸브가 파손돼 물이 튀었고 이로 인해 전기에 감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세탁기가 있던 베란다 공간은 세탁기를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협소했다.

건물이 노후 돼 전기 차단기를 내릴 수 없는 곳이었고, 수리 작업을 하기위해 세탁기의 전선을 콘센트에서 빼야 하는데 콘센트가 손이 제대로 닿지 않는 안쪽에 있었다. 전선을 콘센트에서 빼고 작업이 가능하도록 좁은 공간에서 세탁기를 밀면서 이동시켜야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조합 4층 회의실에서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현장은 전류에 의한 감전 위험이 있었지만 작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회사 측이 실적을 압박해 노동자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가전 수리 업무가 증가하면서 처리하지 못한 건이 밀려 있었고 실적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었다"며 "회사 측이 감전 위험이 큰 전기 작업을 위한 구체적인 안전교육을 제공하거나 안전장비를 지급하지도 않았다. 고인은 숨지기 전날에도 실적 미달에 따른 경위서 작성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수리 작업 시 안전확보를 위한 인력을 충원하고 2인 1조 작업을 시행해야 한다”며 “모든 수리 업무 시 사전에 안전을 확보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조치와 작업방식 등을 담은 안전작업표준을 즉각 마련하고 노동자들에게 구체적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사측 관계자는 "감전사는 맞는데 감전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노조에서 상황에 대한 묘사를 추정해 하고 있는데 경찰이 조사중으로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결과에 따라 원인분석 및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노조와 협의해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실적에 쫒겨 일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전 특성상 계절에 따라 업무량이 확 늘었다 줄었다 하는 편차가 있다”며 “실적에 쫒겨 일을 한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의 사고현장./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 노동자가 사망한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의 사고현장./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