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사태에 애꿎은 가맹점들 피해 가중
광주 등 이어 서울도 물량 공급 차질
화물연대 "조합원 5백여명 전부 파업 참여"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SPC그룹 광주공장 물류센터에서 2일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애꿎은 3400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은 물류센터로부터 생지(빵 반죽), 소스 등을 공급받아 당일 생산하는 제품이 많아 배송이 지연되면 당일 영업에 차질이 크다.
현재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은 파업이 시작된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가맹점들이다. 24일 전화 연락이 된 이 지역 가맹점주들은 “영업에 차질이 심각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광주 북구의 한 점주는 “식빵 코너는 거의 비었다시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제품으로 구매유도를 하기도 마땅치 않을 정도로 제품이 없다”고 했다.
이어 “파리바게뜨에 빵이 없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손님들이 아예 오지 않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다른 경쟁업체에 단체 주문을 뺏기는 게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점주는 “물량이 매일 들어오긴 하는데 늦게 오거나 미출(발주했지만 출고되지 않은) 물량이 많아 장사하는데 애로가 많다”며 “특히 아침 장사에 차질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저희는 오후 1~2시에라도 받아 그나마 빨리 받는 편이다. 시외 쪽 매장은 더 어렵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구의 한 점주는 화물연대를 “깡패집단”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물류 공장까지 막고 출하를 아예 못하게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가맹점주들을 볼모 삼아 자기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게 너무 이기적이다”고 했다.
이어 “파업이 악화되면서 이런 상황이 길어질까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는 “물류 배송이 원활하진 않지만 대체 기사를 투입하던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력을 활용해 추가 배송을 가는 식으로 최대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파업의 경중이 각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이나 수도권 경우는 물류 배송이 원활하지만 파업이 시작된 광주 지역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말과 달리 서울 지역의 파리바게뜨 가맹점 역시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점주는 “배송 시간도 전혀 안 지켜지고 안 들어오는 제품도 많아 영업에 지장이 많다”며 “재료가 안들어와 부랴부랴 직접 사서 제품을 만든 적도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에 매장이 있는 한 점주는 “물량 공급이 안돼 팔게 없어서 문을 일찍 닫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화물연대 측에 하루 빨리 배송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중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오전 7시 전에 와야 할 재료가 오후 2시가 넘어야 들어온다”며 “영업이 제대로 안돼 전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화물연대 측은 하루 빨리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는 세종시 SPC삼립 세종공장과 청주시 청주공장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세종공장(밀다원)은 빵의 주원료인 밀가루를 제조해 전국에 공급하는 곳이다. 이 공장이 계속 막히면 전국 파리바게뜨 빵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SPC 측이 마치 이권 다툼인 것처럼 포장하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악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화물연대는 세종공장에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세종시가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하며 집결지를 분산해 세종과 청주에 각각 약 300여 명, 500여 명의 노조원들이 모였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현재 SPC 화물연대 조합원 500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다른 민주노총 조합원들까지 가세해 총 8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파업은 2일 광주에서 시작돼 15일 이후 전국 6개(강원, 대구·경북, 서울·경기, 충북, 부산, 광주) 지역에 걸쳐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등 89명이 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또 대체 차량으로 투입된 화물차 운행을 막은 혐의를 받는 50대 조합원 1명은 구속됐다.
이번 파업 사태는 1월 호남샤니 SPC 물류센터 소속 화물연대 기사들이 증차 문제와 시내 배송 루트를 놓고 사측과 충돌하면서 촉발됐다.
노조원은 시내 배송을 맡은 차량 3대 증차를 요구했고 협의를 통해 2대를 증차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배송 루트 문제를 놓고 양측이 엇갈리며 2일부터 호남샤니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파업이 시작됐다.
SPC 측에 따르면 현재 파업에 참여한 차량은 광주공장을 포함해 전국 SPC그룹 물류센터 10여 곳에 속한 750여대 중 약 200대로, 전체 차량의 30% 수준이다.
반면 화물연대 측은 500명 조합원이 모두 파업에 참여해 500여대의 차량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혀 양측의 의견 차가 큰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