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8일째 복구율 20.1%…핵심 시스템 일부만 재가동
복구 담당 공무원 투신 사망 비극도
정치권 '이 대통령 예능' 공방…“지금 그럴 때냐

[포쓰저널]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마비된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복구율이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20%대에 머물고 있다.
복구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투신해 숨지는 비극적 사건까지 벌어졌으나, 정치권은 정작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두고 공방을 벌이며 국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로 멈춘 647개 정보시스템 중 이날 오후 5시 기준 130개(20.1%)가 복구됐다.
1등급 핵심 시스템은 21개가 가동을 재개했다.
기획재정부 국문 홈페이지가 이날 오전 9시부터 복구돼 국민 대상 서비스가 대부분 정상화됐다. 보건복지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원 전자민원센터 시스템도 잇따라 복구됐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 법제처 및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테이터처 등의 정부 홈페이지는 여전히 먹통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우체국쇼핑 데이터 복구 작업을 위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제한했다.
우체국쇼핑은 오는 10일 재개될 예정이며, 그 사이 네이버·롯데홈쇼핑·카카오톡딜 등에서 ‘우체국쇼핑 특별전’을 운영 중이다.
국정자원 화재는 9월 26일 대전 본원에서 발생해 중앙행정기관 전산망이 일시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정부는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복구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복구 현장에서 업무를 맡던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이 지난 3일 세종청사에서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행안부는 “고인의 헌신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근무시간 조정, 심리상담 지원 등으로 유사 사례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번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속에서도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 추석 특집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국민 소통 차원의 행보”라며 방어에 나섰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순방 직후 화재 대응 지시와 대책 마련에 즉각 착수했고, 방송 출연은 국민과의 소통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과도한 정치공세는 국정 발목잡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신경 써야 할 것은 ‘냉장고’가 아니라 책임 있는 야당의 역할”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초유의 국가재난 와중에 예능 촬영이라니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정자원 복구 업무를 수행하다 숨진 공무원의 빈소를 조문한 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예능 촬영을 기획한 참모진과 허위 해명을 내놓은 대변인은 모두 경질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공무원들이 밤새 복구작업에 매달리던 시각, 대통령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고 있었다”며 “이것이야말로 국민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대통령은 재난 수습 총괄자인 행안부 장관을 이틀간 대면하지 않았다”며 “대변인은 허위 브리핑으로 촬영 시점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확산되자 “대통령은 화재 직후부터 관련 부처 보고를 받고 수차례 회의를 주재하며 복구 상황을 직접 챙겼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지난달 28일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녹화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국가적 상황을 고려해 JTBC 측에 방영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JTBC는 이에 따라 방송 일정을 당초 5일에서 6일로 하루 늦춰 편성 변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