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1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 공개
첨단·전략산업 중심 한·미 공급망 강화…제조업 르네상스 시동
조선·에너지·항공 등 11건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계약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한국 주요 기업들이 미국과 손잡고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끌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총 1500억 달러(약 208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는 항공·자동차·조선·원자력·핵심광물 등 전략산업에 투입되며, 양국 협력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윌러드 호텔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마련된 이번 회의에는 양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기업인과 정부 인사 40여 명이 참석했다.
라운드테이블에는 한국 측에서 주관단체인 한경협 류진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상현 롯데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한국을 대표하는 16인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연다”…첨단·전략산업 협력 선언
류진 한경협 회장은 기조 발언에서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르네상스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AI(인공지능)·반도체·바이오 같은 첨단산업뿐 아니라 조선·원자력 같은 전략산업, 공급망과 인재 육성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미국이 함께한다면 제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혁신 역량에 한국의 높은 제조 기술이 결합되면, 양국은 최상의 시너지를 만드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단순히 생산시설 확대를 넘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부터 조선·원자력 같은 전략산업에 걸쳐 공급망과 기술을 공유하는 큰 틀의 상생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한항공 70조·현대차 36조 등 초대형 투자
라운드테이블 직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조선·원자력·항공·LNG·핵심광물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먼저 대한항공은 70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보잉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하는 데만 50조원이 투입되며, 여기에 GE에어로스페이스와의 예비 엔진 구매 계약(1조원)과 18조2000억원 규모의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이 더해졌다.
현대차그룹도 향후 4년간 총 260억 달러(약 36조원)를 미국에 투자한다. 이는 3월 밝힌 210억 달러 투자 계획에서 50억 달러를 증액한 것으로, 제철·자동차·로봇 등 그룹 전략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협력해 미국 내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HD현대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HD현대·한국산업은행·서버러스 캐피탈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양 물류 인프라 확충과 첨단 해양 기술 개발, 조선업 전반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력 범위는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조선소 현대화, 선박 공동 건조 등으로 확대된다.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협력 MOU를 맺었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센서 등 방산 핵심 장비에 쓰이는 소재다.
한국가스공사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트라피구라 등과 2028년부터 약 10년간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를 주요 기반으로 하는 연 330만t 규모의 중장기 LNG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 “한미 협력, 양국 안보·국제사회 안정 직결 핵심과제”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은 첨단산업(반도체·AI·바이오), 전략산업(조선·원전·방산), 공급망(배터리·핵심소재·모빌리티) 등 3대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정책 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최적 파트너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또 원전·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조달, 바이오 공동 연구개발(R&D) 등에서도 협력 의지가 재확인됐다.
참석자들은 “조선업을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분야 전반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과 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의 협력은 양국 안보는 물론 국제사회 질서의 안정에도 직결되는 핵심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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