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시뮬레이션 완료..유통구조·세관 코드까지 전방위 대응"

2025년 7월 29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있다. /셀트리온 유튜브 캡쳐
2025년 7월 29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있다. /셀트리온 유튜브 캡쳐

[포쓰저널=신은주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앞두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은 "현재 미국 내 생산시설 인수를 위한 계약 체결 직전 단계에 와 있다. 설비 검토와 실사도 이미 마쳤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동시에 미국 정부조달시장 진출 기반도 다지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DS)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 시설이다.

해당 시설은 수년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왔다.

확정 실사 이후 공장 인수가 마무리되면, 셀트리온은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5월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관세 대응 종합 플랜을 제시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치 재고의 미국 이전, 현지 CMO(위탁생산전문기업)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현지 공장 인수까지 완료해 관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신규 제품 출시 타임라인 등을 고려해 추가 증설도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까지 생산 수용 확장이 가능하다. 

현지 생산 수용 가능성 확대를 통해 현지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미국에서 판매될 후속 신규 제품군도 일찌감치 관세 영향권에서 탈피시킨다는 전략이다.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원료의약품(DS) 및 완제의약품(DP) 및 포장 물류거점이 미국 내 공급되는 의약품 생산 전 주기 과정을 현지공장에서 소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이미 현지 판매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직접 제조에 따른 원가 개선은 물론 물류비 절감까지 실현할 수 있어 원가율 감소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현지 cGMP생산시설 인수를 통해 신규 건설 대비 시간과 투자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력 제품들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약품 관세를 완전히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cGMP 시설의 50%는 CMO 계약을 통해 피인수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어 인수 후 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다음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미국 정부가 8월 1일부터 의약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어떤 입장인가.

▶ 미국 시간 기준 8월 1일부터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 문제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사안이다. 셀트리온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왔다.

- 관세 적용이 갑작스러웠을 것으로 본다.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 왔나.

▶ 사실 이번 조치는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셀트리온은 수년 전부터 의약품에 대한 HS 코드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모의 시뮬레이션을 꾸준히 해왔다. 그룹 내 관세 대응 TF도 가동하고 있다.

- 셀트리온은 미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고 들었다. 그럼 영향은 적은 건가.

▶ 맞다. 현재 셀트리온은 직접 미국에 수출하기보다 파트너사가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제품을 구매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이 구조 덕분에 당장셀트리온이 직접 관세 부담을 지는 구조는 아니다. 전체 매출에서 미국 비중도 아직은 낮은 편이다.

- 파트너사가 관세를 부담한다면, 결국 셀트리온에도 영향이 오는 것 아닌가.

▶ 지금은 직접적인 부담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파트너사와의 가격 협상이나 공급 조건 등에서 관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 대응에 머물지 않고 장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 장기 대응의 핵심은 뭔가.

▶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 내 생산시설 인수를 위한 계약 체결 직전 단계에 와 있다. 설비 검토와 실사도 이미 마쳤다.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동시에 미국 정부조달시장 진출 기반도 다지려는 전략이다.

- 미국에 직접 공장을 세우는 대신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이유는 뭔가.

▶ 구축 기간과 투자 효율성 때문이다. 공장 신설은 수년이 걸리고 비용도 크다. 셀트리온이 검토 중인 곳은 CAPA(생산 능력)도 적정하고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가동이 가능해 투자 대비 효과가 크다.

- 관세 대응에는 세관 코드 조정도 중요하다고 들었다. 셀트리온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바이오의약품은 복잡한 성분과 제조 방식 때문에 HS 코드 분류가 까다롭지만, 어떤 코드에 따라 관세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여러 나라들이 이런 전략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 셀트리온도 세관 코드 변경을 포함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정부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

- 이번 대응이 셀트리온만의 전략인지,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건 셀트리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바이오기업 다수가 생산기지를 국내 또는 유럽에 두고 있다. 이번 미국 조치는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전반에 공급망 다변화, 현지화 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 셀트리온 입장에서 이번 조치가 위기인가 기회인가.

▶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변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진출 확대와 정부조달시장 진입, 현지 생산 체계 확보를 통해 셀트리온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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