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관세 영향 더 클 것"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연합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연합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미국발 자동차 관세 여파로 2분기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현대자동차가 하반기부터 관세 충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부품 현지화 및 현지 생산 강화와 함께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도 병행 가동하기로 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 중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로 약 8282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며 “이는 전체 분기에 걸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 만큼, 하반기에는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 영향과 환율 효과(6321억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 약 3조8000억원, 영업이익률 7.9%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단기적으로 가격 전략과 인센티브 조정, 재료비·가공비 절감, 부품 소싱 변경 등을 통해 원가 절감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현지화 및 완성차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하며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약 200여 개 부품에 대해 현지 조달 가능성을 정밀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효율성 제고 경험을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에도 적용해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가격 전략과 관련해서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가격 인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며, 관세율에 따라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또 가격 외에도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이 부사장은 “수익화 플랫폼(PIO)과 수익 모델 상품(플레이트) 등을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면서도 수익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부품 관세가 전체 관세 부담 중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현재 태스크포스(TFT)를 중심으로 현지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세 및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핵심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도 지속 운영할 방침이다.

이 플랜에는 ▲관세율 변화 시 생산물량 및 조달비중의 유연 조정 ▲부품 대체 조달처의 즉각적 전환 ▲물류 경로 변경 및 비용 시뮬레이션 ▲시장별 수요 탄력성 분석을 통한 재배분 전략 등이 포함된다.

이 부사장은 “관세 부담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공급망 전략과 생산계획의 구조적 변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며 “핵심 사업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한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25%에서 낮아질 것으로 기대는 할 수 있겠지만 섣불리 예상할 수 없으며, 양국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별 기업이 이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8월 1일 이후 미국의 관세 정책 방향성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된 상황에서 2025년 수익성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하고,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날 2분기 실적 공시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조6015억97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8조2866억7700만원으로 7.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조2503억9000만원으로 22.1%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2352억600만원으로 7.7%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은 92조6944억3800만원으로 8.2% 늘었고, 순이익은 6조6325억6400만원으로 12.2% 줄었다.

현대차 분기 실적 추이.
현대차 분기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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