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단독 입찰 가능성..8월11일 마감

삼성물산이 압구정에 개관한 'S라운지'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압구정에 개관한 'S라운지' /삼성물산

 

[포쓰저널=송신용 기자] 2조7천억원대 대어인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전을 준비해온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갑질'에 가까운 재건축 조합의 입찰 조건 때문에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현대건설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현대건설도 입찰조건을 그대로 감내하고 사업을 추진할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일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에 공문을 보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당사는 압구정2구역을 전략사업장으로 선정하고 조합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아파트 단지, 세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건립하기 위해 글로벌 건축디자이너, 금융사 협업 등 적극적으로 입찰 참여를 준비해왔다"며 "하지만 조합의 입찰조건을 검토한 결과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인해 당사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의 의사결정을 존중하며, 본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어 성공적인 재건축으로 완성되길 기원한다"면서 "더불어 당사를 응원해 주신 조합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초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에스.라운지'(S.Lounge)를 개관해 조합원 등과 적극 소통한데 이어 세계적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Foster+Partners)와 손을 잡고 혁신적 대안설계를 준비해왔다.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한 최고 신용등급(AA+)과 압도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5대 시중은행 및 주요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최상의 금융조건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모든 금리 양도성예금증서(CD)+가산금리 형태로만 제시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00% 이상 제안 불가 ▲추가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기타 금융기법 등 활용 제안 불가 등의  입찰 지침을 통과시킨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의 결정을 존중하나, 현 입찰 지침으로는 월드클래스 설계 및 디자인 등 당사가 구현하고자 하는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압구정 타 구역 조합과 적극 소통해 압구정 일대에 글로벌 주거명작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공사비는 2조748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었던 한남4구역 공사비(약 1조6천억원)보다도 훨씬 많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삼성물산이 문제삼은 과도한 입찰 조건을 현대건설이 그대로 수용할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합은 시공사  입찰을  8월 11일 마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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