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2년 만의 최초 비유럽권·신대륙 출신..청빈·소탈한 행보로 세계적 감동
미·쿠바 국교 정상화 기여..가톨릭 역사상 첫 이라크 찾아 테러 희생자 위로
기후변화 경각심, 신자유주의 비판..파격적 인사, 염수정·유흥식 추기경 임명
즉위후 亞국가 중 한국 첫 방문..한국 찾은 역대 두번째 교황, 124위 시복식
세월호·이태원·산불 등 참사때마다 위로..2027년 '세계청년대회' 서울 결정

프란치스코 교황./AFP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AFP 연합

 

[포쓰저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 프란치스코 제 266대 교황이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페렐 추기경은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 그는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받기도 했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3월 23일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고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해왔다.

교황은 부활절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깜짝 방문하거나 이탈리아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면담했고 부활절 미사에도 등장하는 등 활동을 늘려가고 있었다.

전날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는데, 갑작스레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전날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이 대독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면서 "전쟁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촉구하고 인질을 석방해 평화의 미래를 열망하는 굶주린 이를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건강상의 문제로 자진 사임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돼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왔다.

보수적이며 전통적이었던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프란치스코의 관계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빈하고 소탈한 행보로 즉위 직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허름한 구두를 신고 순금 십자가 대신 철제 십자가를 가슴에 걸고 소형차에 몸을 싣는 겸손하고 서민적인 교황의 모습에 세계인들은 감동했다.

또한 그는 호화로운 관저를 놔두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며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했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가 쇠퇴하는 가운데 교황에 즉위해 가톨릭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그의 파격 행보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권위와 물욕을 버리고 몸을 낮추는 습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도 연결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그는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회계 업무를 봐주던 양말공장에서 청소와 사무보조로 일했다. 공업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오전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엔 학교에서 식품화학을 공부했다. 교황의 소박한 삶과 검소한 정신은 이때부터 자연스레 몸에 밴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주교와 추기경으로 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 사목에 힘썼다. 마약이 유통되고 폭력이 흔한 우범지대여도 교황은 개의치 않고 동행하는 사람 없이 빈민촌을 찾았다고 한다.

1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인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밀어붙여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는다.

적대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한 이래 교황은 끊임없이 평화의 목소리를 냈다.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교황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냈다.

인사 개혁에도 적극적이었다. '추기경좌'로 불리던 파리 대교구나 밀라노 대교구처럼 특정 교구의 교구장이 자동으로 추기경으로 임명되는 관행을 깨고 가톨릭 교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추기경을 임명했다. 한국 대전교구의 유흥식 추기경도 이러한 인사 개혁의 하나로 발탁됐다.

현재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각각 23명, 5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할 정도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당시 교황은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교황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끝내 성사되진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방한은 차기 교황의 몫이 됐다.

교황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로 우려를 샀다.  2022년 봄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 일정을 소화해왔다. 2021년 7월에는 결장 협착증 수술, 그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다.

교황은 또한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겨울철에는 기관지염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자주 시달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건강상 문제로 인해 교황이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교황은 1월 14일 출간된 자서전 '희망'에서 "아플 때마다 항상 '(내 후임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리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하지만 수술받는 동안에도 나는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건강하다. 그저 늙었을 뿐"이라고 했다.

성베드로 광장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성베드로 광장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2014년 8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카 퍼레이드를 하며 한국 천주교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모습./연합
2014년 8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카 퍼레이드를 하며 한국 천주교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모습./연합

◇ 한국 찾은 역대 두 번째 교황…124위 시복식·고통받는 이들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할 만큼 생전 한국을 각별하게 아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한국인 추기경 중 절반을 임명했으며 3번씩이나 방한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역대 대통령들과도 소통을 거듭하며 한반도 평화나 남북 관계에도 큰 관심을 쏟았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해 교황의 4번째 방한을 약속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후 세번째 외국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2014년 8월 14∼18일 4박 5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2013년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시절 약속된 브라질, 2014년 3월 요르단·팔레스타인·이스라엘 순방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을 처음으로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기간 이뤄진 윤지충(1759∼1791) 바오로를 비롯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은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세 번째로 특히 교황이 직접 한국에 와서 진행해 특별함을 더했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79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8년(24위)에 열린 두 번의 시복식은 모두 로마에서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중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마주하며 한국 사회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교황은 또 고급 방탄차 대신 준중형 자동차를 이용하는 검소하고 소탈한 행보로 감동을 안겼다.

교황은 한국 사회가 고통과 시련을 겪을 때마다 위로했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때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기도 말미 신도들에게 "어젯밤 서울에서 갑작스러운 압사 사고로 인해 비극적으로 숨진 많은 희생자,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는 바티칸에서 열린 미사에서 삼종기도를 마친 뒤 "비극적인 비행기 추락 사고로 슬퍼하는 한국의 많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생존한 사람, 그리고 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한 기도에 동참한다"고 했다.

올봄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해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2025년 3월 28일(현지시간) 한국 가톨릭교회와 행정 당국에 보낸 전보에서 "(교황이) 한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하여 발생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시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했다"며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에 위로와 치유, 그리고 굳셈의 축복을 주시기를 하느님께 간구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2014년 8월 방한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2014년 방한 당시 꽃동네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2014년 방한 당시 꽃동네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2014년 8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카 퍼레이드를 하며 한국 천주교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모습./연합
2014년 8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미사' 집전에 앞서 카 퍼레이드를 하며 한국 천주교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모습./연합

◇ 한국인 추기경 4명 중 2명 임명…첫 교황청 장관 파격 인사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한국인 추기경 4명 중 2명을 임명하며 한국을 배려했다.

한국인 추기경은 그간 4명이 배출됐다. 이 가운데 염수정(82) 안드레아 추기경(2014년 서임)과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2022년 서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다.

다른 두 명은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이다. 한국인 1호인 김수환 추기경은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년 재위)가, 2호인 정진석 추기경은 2006년 교황 베네딕토 16세(2005∼2013년 재위)가 임명했다.

특히 유흥식 추기경은 대전교구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주교였던 그를 장관으로 임명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일반적으로 교황청의 각부 장관을 추기경이 맡는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였다

이는 세계 가톨릭교회의 총본산인 교황청 장관에 한국인이 임명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유 대주교는 이듬해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유흥식 추기경 서임식./2022.8.27.연합
유흥식 추기경 서임식./2022.8.27.연합

◇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 서울로 결정…13년 간격 교황 방한 약속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WYD) 차기(2027년)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한 것에서도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은 필리핀(1995년)에 이어 WYD를 개최하는 두 번째 아시아 국가로 선정됐다.

2014년 한국을 찾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로써 교황의 4번째 방한을 약속한 셈이다. 비록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은 후임 교황의 몫으로 남았지만 1984·1989년(요한 바오로 2세), 2014년(프란치스코)에 이어 13년 만에 교황이 다시 방한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선 WYD에는 1995년 필리핀 대회에 400만명, 2013년 브라질 대회에 370만명, 2023년 포르투갈 대회에 15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각지에서 수십만∼수백만 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WYD는 경제적 측면에서 교황이 한국에 주는 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 대회에 내외국인을 합해 적게는 40만∼50만명, 많게는 70만∼8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연구팀(이태준 교수 등)은 2027 서울 WYD가 11조3698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조5908억원, 고용 유발 효과는 2만4725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황이 한국을 각별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를 그가 주교로 활동하던 1993년 한국 토종 수도회인 성가소비녀회(聖家小婢女會)에 보낸 편지에서 엿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테오도로 알바레스 시립병원에서 활동하던 수녀회가 철수해 곤란한 상황이었는데 성가소비녀회가 수녀를 파견한 것이다.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 현지 수도회 대표들에게 환자를 돌볼 수녀를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20여통이나 썼지만 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스페인어를 거의 못 했지만,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았고 교황은 이에 큰 감명을 받았다.

◇ 역대 한국 대통령들과도 긴밀한 소통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한국 대통령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했다.

그는 2014년 8월 방한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공항 영접을 받았고 이어 청와대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2개월 후 박 대통령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하면서 방한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교황과의 재회가 이뤄졌다.

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과 2021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이 처음 방문한 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과 55분간 면담했다. 이는 앞서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시간(30여분)보다 훨씬 길었다.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2018년과 2021년 만남에서 교황은 방북 의지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도 이를 적극 권유하고 지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유흥식 추기경 서임 직후인 2022년 8월 보낸 서한에서 "교황님의 충실한 협력자로 대한민국의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한 20명의 추기경을 새롭게 세우심을 축하드린다"며 "교황님께서 대한민국에 대해 항상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시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내 영성센터 건물 외벽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걸려있다.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내 영성센터 건물 외벽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걸려있다. /연합
가톨릭 신자들과 순례자들이2025년 4월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들고 있다. /연합
가톨릭 신자들과 순례자들이2025년 4월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듣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들고 있다. /연합

◇ 세계 각국 추모와 애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하면서 한국천주교 교구는 잇따라 추모와 애도를 표했다.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이날 오후 교황 선종에 대한 애도문을 발표 "교황님께서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끔찍한 사회적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마음 아파하시며 희생자는 물론 유가족과 더 넓게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를 위로하셨다"며 "교황님께서 이러한 연대로써 인류 죄악을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셨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평생 복음과 사랑을 실천하신 교황님께서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며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내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한다"고 애도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선종 당시 전례에 따라 정자동주교좌성당을 분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시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각마다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아울러 로마 교황청에서 장례 일정이 확정되면 장례미사가 봉헌되는 시간에 맞춰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도 장례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앞선 교황 선종 때처럼 주교좌 대성당인 답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대교구는 애도 기간과 장례 기간 계산주교좌성당과 범어 주교좌 성당을 중심으로 분향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이날 오전 11시 88세를 일기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기 위해 88번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이날 정오와 오후 6시, 22일 오전 8시 교황을 위한 미사가 거행된다. 

파리시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뜻에서 이날 밤 에펠탑에 불을 켜지 않기로 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는 전통적으로 예수님이 묻힌 장소에 세워졌다고 여겨지는 성묘 교회에서 23일 아침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기도 미사를 진행한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스페인은 교황을 추모하기 위해 사흘 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로마 교황청 앞 성 베드로 광장에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들은 신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에 "위대한 인물이자 위대한 목자를 잃었다"고 깊은 슬픔을 표했다.

멜로니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이 소식은 우리에게 깊은 슬픔을 안긴다"고 애도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가장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하고 가톨릭교회에 위로를 전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애도 성명을 내어 "교황께서 전 생애 깊은 헌신으로 섬긴 교회, 온 세상과 (전날인 지난 20일) 부활절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우리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은 연민과 교회 통합을 위한 관심, 모든 신념을 가진 사람과 타인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선의를 가진 사람의 공통적 대의를 위한 지칠 줄 모르는 헌신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전 세계 천주교인들과 함께 슬픔을 같이 하며 진심 어린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의 조전을 보냈다.

한 권한대행은 “교황님은 ‘우리는 모두 형제자매’라는가르침을 통해 인류에게 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셨고, 평화와 화해의 삶을 실천하시며 평생을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을 위해 헌신하셨다”고 추모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교황께서 2014년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위로해주시고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주셨던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애도했다.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정치는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라던 교황님의 말씀을 가슴에 되새긴다"며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정치인을 허락해달라던 교황님의 호소를 제 삶으로 실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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